◎집주인들 “위약금 물어도 이익”/다급한 매수자들 웃돈 주기도아파트가격이 연일 치솟자 매물을 회수하는 사람들이 많아 집을 사기로 한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려 해 웃돈을 얹어주고 집을 사는 사람도 있다. 계약을 취소하려 하는 시점은 보통 계약한 지 2, 3개월후로 중도금을 치르기 직전. 법적으로 중도금을 치르기 전에 계약금의 2배인 위약금을 지불하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데 이 기간에 집값은 위약금액보다 훨씬 더 오르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35)씨는 웃돈을 얹어주고 간신히 집을 샀다. 지난해 11월말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32평 아파트를 1억4천5백만원에 계약한 김씨는 1월31일 중개업소를 통해 『집값이 1억6천5백만원으로 올랐는데 돈을 더 줄 수 없느냐. 더 주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는 집을 내놓아 갈 곳이 없게 된 김씨는 다음날 달려가 5백만원을 더 주기로 하고 중도금을 치렀다.
대기업 이사 최모(46)씨는 1월초 일산의 65평 아파트를 3억1천만원에 매매계약해 2월말 입주키로 했다. 그런데 이달초 중도금 지불직전 집주인이 전화를 걸어와 『계약금의 2배인 6천만원을 줄테니 계약을 취소하자』고 통사정했다. 한달 사이에 시세가 6천만원이나 오른 것을 안 최씨는 집주인을 찾아가 싸우다시피 해서 기일 전에 중도금을 치렀다.
목동 7단지 P부동산 사장 박모(38·여)씨는 『해약사태는 지난해 가을까지 일산 분당 등 집값 급등지역을 중심으로 이따금씩 일어났으나 지난해 12월들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원합동법률사무소 김진국(36) 변호사는 『80년대말 집값이 폭등할 때 집계약·해약문제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 두달 전부터 똑같은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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