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커미션·외압여부 등 조사4일 전·현직 은행장 3명이 검찰에 소환됨으로써 한보특혜대출 의혹과 대출과정의 비리 등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이 이들의 소환에 앞서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에게서 「거액의 커미션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물론 소환이 곧 사법처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재임기간중 한보에 준 대출금이 2천억원대여서 수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형구 전 총재=산업은행은 초기 시설자금을 대폭 늘려 다른 은행의 자금지원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총재는 93년 시설재도입용으로 1천억원의 외화대출을, 다음 해에는 9백억원의 일반대출을 해주었다. 임기를 마치던 94년말 당시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보다 대출액이 1천억원 가까이 많았다. 특히 재임중 계열사인 한국기업평가(주)가 작성한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사업타당성 검토보고서」가 다른 시중은행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청탁이나 외압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검찰은 한보임원 등에게서 『정총회장이 이 전총재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광식 행장=지난해 5월 취임한 신 제일은행장은 7개월 사이 2천2백55억원을 대출해주었다. 짧은 기간에 거액을 지원해 준 경위와 한보의 전격적인 부도처리과정 등이 의혹의 대상이다. 한보 주거래은행장인 그는 또 한보의 자금난이 본격화한 작년 10월 이후 두차례의 협조융자가 이뤄진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찬목 행장=우 조흥은행장은 한보철강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95년 2월 이후 2천5백47억원을 대출해 주었다. 전임 이종연 행장이 2천3백억원을 지원했지만 그 역시 대출금을 늘려, 은행내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대출과정에서 담보설정이 제대로 됐는지, 외압이나 금품수수가 없었는지 등이 검찰이 우행장에게 두고 있는 혐의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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