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부담 과중·경쟁분위기 등 영향/조기입학제 불구 늦게보내기 확산초등학교 조기입학제가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오히려 아이를 늦게 입학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찍 보내 다른 아이들 뒤따라가게 하느니, 아예 늦게보내 앞서게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때문이다.
최영애(31·주부)씨는 최근 91년 2월생인 아들의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아이가 몸이 허약한 편인데 학교에서 또래보다 뒤처질까봐 걱정이다. 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글정도는 다 가르쳐서 보내는 것이 추세이기 때문에 집에서 더 가르쳐서 내년에 입학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성호(35·회사원)씨도 『아이의 체력이나 지능, 이해력 등은 일년 차이라도 큰 것같다. 좀 늦더라도 또래보다 앞서 나간다면 학교생활을 더 자신감있게 할 수 있을 것같아 만 6세가 된 아들의 입학을 늦출 생각』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몇년전만 해도 대학입시와 취직 등에 대한 염려로 호적을 고쳐가면서 일찍 학교에 보내던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 영어, 컴퓨터 등 초등학교에서 익혀야 할 분야는 늘어나고 아동간의 경쟁은 심해진 탓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지난해 수학능력 심사를 거쳐 조기입학한 수는 전체 취학아의 1%에 못미치는 5,661명. 반면 건강이나 가정형편 등을 들어 적령기를 넘겨 입학한 수는 8,050명이었다. 과령입학아의 숫자는 90년 4,573명에서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서초4동 동사무소에서 취학통지서 발급업무를 맡고있는 직원 추인순씨는 『지난해 이 지역의 취학적령아동 290명 가운데 15명이 유예신청을 했다. 올해는 취학통지서가 발급되기 전에 벌써 2건이나 신청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지난해까지 「아동의 수학능력이 떨어진다」는 의사소견서와 친인척의 증명을 첨부한 유예신청서를 각 교육청에 제출하게 하던 방식에서 올해부터 해당학교 학교장의 확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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