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상경 몸팔며 생활 “원치않은 임신”/혼자서 분만,2층서 내던졌지만 경상/법원 “풀어주면 또 윤락우려 구속”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서는 보기에도 앳된 김모(19)양이 두꺼운 담요에 앉아 미역국을 먹고 있었다.
김양은 1일 하오 9시께 영등포구 영등포동 Y여인숙 욕실에서 혼자 분만한 아기를 2층 창밖으로 내던져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다행히 아기는 머리에 가벼운 골절상만 입었을 뿐 건강하다.
김양은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가 사망하자 95년 12월 경남 통영에서 무작정 상경했다. 아버지는 김양이 태어나기 2개월전 사망했고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때 재혼, 김양 곁을 떠났다. 갈 곳 없는 서울에 와 밤이면 영등포 K극장 앞에 앉아있던 김양은 우연히 말을 건넨 행인을 따라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주고 돈을 받으면서 소위 「길처녀」가 됐다. 화대 2만원을 받으면 1만원은 여인숙비, 1만원은 생활비로 썼다. 그러나 지난 해 5월 임신사실을 알고 김양은 눈앞이 캄캄했다. 수술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원치않던 윤락으로 원치않은 아기를 낳은 김양은 영아살해 미수혐의로 유치장에 수감됐다.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남부지원 박해식 영장전담판사는 『영장 발부문제로 많은 논의를 했다』며 『실정법 위반차원보다는 몸조리도 못한 김양을 풀어주면 다시 윤락을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을 감안, 보호차원에서 구속을 결정했다』고 말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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