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입으로 ‘람사’협약 가입은 불가피/“재산권 제한” 지역주민 등 반발로 표류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철새들의 주요 서식지인 습지의 보호대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와 경남도 등은 최근 화재가 발생한 경남 창원시의 인공습지인 주남저수지 일대를 농사를 짓지 않는 겨울철에 임차, 철새들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주남저수지 인근 주민 300여명은 2일 결의대회를 갖고 『주남저수지 일대에 대한 어떤 형태의 보호지역 지정도 반대한다』는 등 6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매년 10월께 찾아오는 철새들 때문에 인근 농경지의 피해가 크다며 철새보호지역 지정을 반대했다. 또 95년 이 일대가 창원시에 편입되면서 개발 이익을 기대하고 있으나 환경부와 경남도가 철새보호를 이유로 상가와 아파트건설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농지임차는 생태계 보호지역 지정과 같이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가장 소극적인 보호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만년간의 토양퇴적으로 형성된 자연습지는 지질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데다 산소가 들어가지 않아 죽은 생물체가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또 풍부한 먹이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이들을 소재로 「21세기의 신약」 등 신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연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댐이나 제방의 건설로 조성된 인공습지의 경우도 환경이나 효과는 자연습지와 다르지 않아 각종 철새와 동식물의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다.
습지의 중요성은 다양하게 검증되고 있다. 최근 자연습지의 하나인 개펄에 대한 경제성 평가에서 자연개펄은 매립해 농경지로 사용할 경우보다 3배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개펄보전과 이용의 경제성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자연개펄의 생산성은 수산물, 하수처리, 심미적 기능 등을 합쳐 연간 에이커당(1에이커=1,224평) 819만원인 반면 간척매립지의 농경지 생산성 247만원이었다.
이에따라 선진국들은 람사협약(습지보호협약)을 맺어 습지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해당지역의 주민과 개발부처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 가입하지 못한 상태이다. 환경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후 람사협약 참여가 불가피해지자 비무장지대의 대왕산 용늪을 새롭게 보호지역으로 선정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2일 창녕 우포늪에서 결성식을 가진 「전국 습지보전 연대회의」에서 마창(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의 양운진 상임의장은 『생태계의 완벽한 모습을 갖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습지가 물·공기오염 등 환경파괴로 훼손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생태계보호지역 지정 등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습지보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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