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현재 15만여명 실시/어릴수록 교육효과 높아/장애인시설 확대는 숙제서울 양화초등학교 5학년 1반인 김성진군은 반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박청화군이다. 3학년때 함께 배운 두사람은 지난해 다시 한 반이 되며 단짝이 되었다. 두 사람을 비롯한 친한 친구 7명의 어머니들이 지난 달에 친목모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6학년에 반이 갈라져도 한 달에 한번은 유적지 답사도 함께 갈 예정이다. 『청화가 공부시간에 열심히 하니까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김군은 짓궂던 친구들이 점잖아 진 것도 청화 덕분일 것이라고 진단한다.
장애아동이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이 장애아는 물론 비장애아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시립뇌성마비종합복지관 강당에서 열린 「일반학교 재학 뇌성마비 아동 학부모 간담회」에는 김군과 박군의 담임교사인 백승란(47·여)씨가 참석, 체험적 통합교육론을 들려주었다. 백교사는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인은 사회성과 자부심이 높아지며 비장애인은 심성이 고와지고 민주적이며 긍정적인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백씨는 『특히 지극히 내성적이어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던 어린이들도 청화한테 말을 건네면서 점차 외톨이에서 벗어난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95년 인성검사를 해보니 장애인이 있는 학급의 어린이들은 남을 도와주려는 태도나 장애인을 친구·동료로 여기는 인식면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17명. 자녀가 학령기에 도달한 참석자들은 「과연 장애인이 상처받지 않고 일반학교를 다닐 수 있느냐」를 가장 많이 질문했다.
이에 대해 통합학교 순회교육을 맡고있는 특수교육교사 황정모(40·삼육재활학교)씨는 『여러 학교를 순회하지만 장애인과 함께 공부하는 것을 꺼리는 비장애인 학생과 학부모는 만나지 못했다』며 『오히려 통합교육의 의미를 모르는 교사가 통합교육을 맡으면 학부모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통합교육 시기는 빠를 수록 좋다고 한다. 『삼육재활학교는 가을이면 이웃의 일반학교와 통합체육대회를 하는데 고등학생들은 이틀이 지나야 스스럼없이 지낸다』고 이 학교 정창곤교감은 들려주었다. 반면 서울시립뇌성마비종합복지관에는 정기적으로 일반 유치원 어린이들이 찾아오는데 『보자마자 같은 또래인 뇌성마비아동과 친구가 된다』고 김학묵 복지관장은 말했다. 그만큼 어릴수록 통합적응이 빠르다.
초등학교 2학년인 뇌성마비 장애인 딸이 한때 등교를 거부하자 『아예 집에 가둬놓겠다』고 고집해 통합교육을 성사시킨 학부모 박미순(39)씨는 『장애인 부모들이 좀더 용기를 내라』고 권유했다. 특수학교 2학년때 일반학교로 옮긴 박청화군은 『일반학교는 말이 통하는 친구가 많아서 좋은 반면 경사로나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94년 특수교육법의 개정으로 장애인은 일반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며 96년 4월 현재 15만여명이 일반 초·중·고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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