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의 대표적 작가들로 떠오른 하창수씨의 「원 룸」(푸른숲간)과 김이태씨의 「전함 큐브릭」(고려원간)이 각각 나왔다.하씨의 장편들은 그의 묵직한 단편들과 비교할 때 무척 경쾌하다. 그 경쾌함은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기위한 장치이다. 그의 7번째 장편인 「원 룸」은 각기 다른 남자와 여자의 정부와 정부가 되어주는 조건으로 북한강변의 원룸 오피스텔을 나란히 얻어 사는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 작가는 『죽음처럼 두렵고, 두려운만큼 그 쾌락은 깊고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했다』고 말한다.
김씨의 「전함 큐브릭」에서 전함은 에이젠스타인의 영화 「전함 포템킨」, 큐브릭은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이름에서 따 온 말이다. 이처럼 영상이미지에 크게 힘입은 작가는 록 음악의 강렬한 비트를 떠올리게 하는 박진감 있는 문체로, 주인공인 변두리를 떠 도는 신세대 뮤지션들의 내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소설가 이제하씨는 『서술과 묘사, 자의식, 의식의 흐름이 두루 잡탕이 된 작가의 문체가 오히려 인물에 생기를 주며 그 천착은 진지하다. 이 진지성이야말로 속이 허해 위악적 음담패설을 일삼거나 대중성을 빌미삼는 일부 신세대 작가군과 김씨를 구별짓게 만든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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