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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30여명에 돈줬다”/정태수씨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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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30여명에 돈줬다”/정태수씨 진술

입력
1997.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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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명목 500만∼600만원씩/전·현 행장 7명 오늘부터 소환/커미션 포착 2∼3명 사법처리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2일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여야 의원들에게 5∼6백여만원씩의 떡값을 건네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이날 『정회장이 검찰조사에서 14대 및 15대 국회의원 30여명에게 선거와 명절을 전후해 5∼6백만원씩을 주었다고 진술했다』며 『정회장은 그러나 이 돈이 명절을 전후한 떡값과 후원금으로 특별한 대가를 요구한 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씨가 돈을 건네주었다고 진술한 의원중에는 여야 중진의원들이 다수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 돈이 떡값으로 판명될 경우 사법처리는 어렵다고 보고 정회장이 은행대출과 관련, 정치인에게 청탁자금을 건네주었는지 여부를 집중추궁중이다.

검찰은 또 이형구 전 산업은행총재 등 한보철강에 시설자금을 대출한 제일·산업·조흥·외환은행 전·현직 은행장 7명을 이르면 3일부터 소환,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과정에서의 커미션수수와 정치권 압력여부 등을 조사키로 했다. 소환대상자는 이형구·김시형 전·현 산업은행 총재, 박기진·신광식 전·현 제일은행장, 이종연·우찬목 전·현 조흥은행장과 장명선 외환은행장이다.

검찰은 이들중 커미션 수수의 단서가 포착된 2∼3명을 우선 소환해 사법처리하고 정치인들이 한보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확보되는대로 정치인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을 상대로 94년부터 한보철강에 8천억원을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정치권인사의 대출청탁이 있었는지를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정총회장의 비자금 사용처를 규명하기 위해 한보그룹 재정본부가 시중은행에 개설한 가·차명계좌의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김승일·현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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