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계열사 정보통신·철강판매 대책 호소/사실상 하청관계지만 자금지원 못받아『한보철강과 끝까지 운명을 같이하게 해달라』
한보철강 부도사태 이후 한보정보통신(주) 한보철강판매(주) 등 한보그룹 일부 계열사들의 아우성이다. 그룹 계열사라고는 하지만 업무성격상 한보철강의 하청업체나 다름없던 이 회사들은 한보철강의 부도로 어음대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진 「피해자」들이다. 채권은행단은 3일부터 한보철강의 협력업체와 하청업체들에 채권확인서를 발급, 본격적인 자금지원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이들은 한보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도 제외될 운명이다. 그래서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면 한보철강을 따라 법정관리→제3자인수의 절차를 밟고 싶은게 이 회사들의 속마음.
그러나 외형상 경영상태도 건실해 당장 부도가 날 우려도 없다. 당진제철소의 전산시스템 구축을 전담, 한보철강에 매출액 의존도가 80%가 넘는 한보정보통신(주)는 직원수 150여명에 지난해 매출실적이 150억원규모로 현재 한보철강이 발행한 어음 30억원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만기가 지난 어음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자금난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보철강은 법정관리를 통해 정상화하겠지만 지금와서 제철소사업과 뗄래야 뗄 수도 없는 우리회사는 은행권으로부터 아무런 관심조차 끌지 못한채 공중분해될 위기에 몰려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철근과 각종 건축재료를 판매하기 위해 설립된 한보철강판매(주)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보철강의 판매기능이 확대되면서 95년 8월 독립법인으로 떨어져 나온 이 회사는 업무특성상 한보철강에 매출액의 100%를 의존하고 있다. 직원수 110여명에 연매출액 160억원규모인 이 회사 역시 당장 부도우려는 없지만 은행권의 자금동결로 머지않아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형편. 때문에 직원들은 회사가 한보철강과 같은 「운명」을 걷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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