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5,000억이상 조성”/설비가·시공비 최고 2배 부풀려/3천억가량 로비자금 사용한듯대검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1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주)한보와 한보철강간에 실제거래는 없으면서 서류를 조작하는 「자전거래」를 통해 시설비를 과다계상, 5천억원이상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특히 이중 3천억원 가량이 각종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추궁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보측은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일본과 독일 등에서 전기로와 냉각압연장치 등 주요 설비를 발주자인 (주)한보철강 명의로 수입한 뒤 시공사인 (주)한보에 마진을 붙여 팔고 다시 한보철강이 사들이는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 한보철강은 다시 인건비와 부대시설 경비 등을 포함해 시공비를 (주)한보에 지급하는 등 3단계로 마진을 붙여 설비가와 시공비를 1.2∼2배이상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종국 전 본부장 등 한보그룹 재정본부 관계자와 (주)한보 하승규 전무 등의 조사에서 자전거래 혐의를 확인, 관련서류 등을 토대로 제철소 건설 비용과 실제투자액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보관계자들은 검찰에서 『당초 2조7천억원으로 책정했던 당진제철소 총사업비가 5조7천억원으로 늘어난 이유도 장부조작을 통한 자전거래가 주된 이유』라며 『실제 투자비는 3조4천억∼3조5천억원에 불과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금융비용과 간접비 등 1조7천억원 정도를 제외하고 약 5천억원 정도가 비자금으로 조성돼 이중 2천억원이 세양선박인수, (주)한보 증자금, 신한종금 인수비용 등으로 사용됐고 나머지 3천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총회장이 자금압박이 극심해진 지난해 10월이후에는 대출 담보가를 높이기 위해 투자비를 부풀렸다는 재정본부 직원들의 진술도 확보, 3천억원이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정총회장을 집중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한보측이 독일 SMS사로부터 박슬라브와 냉각압연설비 등 주요설비를 구입하면서 7천억원대의 실제구입가를 자전거래를 통해 8천억원으로 부풀리고 오스트리아에서 들여온 5천억원대의 코렉스 설비도 7천억원대에 구입한 것처럼 조작한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태희·이태규 기자>이태희·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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