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씌우기 등 자주 발생「과학수사의 모델」로 명성을 떨쳐온 미 연방수사국(FBI)이 증거물을 조작·방치해온 사실이 최근 법무부 감사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 법무부는 최근 감사결과를 발표, 한해 증거물 60만건을 취급하면서 정황증거에 맞춰 연구결과를 조작하고 증거물을 오염된 상태로 방치해온 FBI 간부 4명을 징계했다.
이번 감사결과 드러난 대표적인 증거조작 사례는 93년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사건. 당시 사용된 폭발물은 요소와 질소 화합물로 만든 것으로 판명됐는데 FBI산하 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들은 자신의 오줌에다 비료를 합성, 증거물로 제출했다.
또 95년 발생한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탄테러사건의 경우에도 FBI 수사요원과 과학수사팀의 얼렁뚱땅식 수사는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던 차량에서 범인으로 지목돼온 티모시 맥베이의 옷조각이 발견됐는데 수사팀은 그 옷조각을 오염된 상태로 비닐가방에 쑤셔넣었다. 이들은 또 확실치 않은 증언을 토대로 엉뚱한 사람의 몽타주를 만들어 이를 1,000개의 정보로 만든 과학수사의 산물로 선전했다.
결국 이들의 자만은 지난해 애틀랜타 올림픽공원 테러사건 당시 폭발물에 대한 추적을 소홀히 한 채 주위의 경고에도 불구, 리처드 주얼을 범인으로 몰려다 법원에서 무죄석방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자만심에서 비롯된 FBI의 이같은 행각은 사건해결에 지장을 주는데만 그치지 않고 관련 시민의 생존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미 국민에게 큰 분노감을 안겨주고 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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