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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완공땐 더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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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완공땐 더 큰 손실”

입력
1997.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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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공장·코렉스설비 원가경쟁력 낮아/정상가동돼도 연간 4,800억원이상 적자/전문가들 “무모한 완공 방침 수정돼야”한보철강 당진제철소는 정상가동에 들어가도 경제성이 없으므로 정부의 완공방침은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철강전문가들 사이에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한보철강을 공기업으로 하는 방안도 수천억원의 적자가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 명백하므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철강업계와 관계전문가들에 따르면 당진제철소는 당초 계획대로 제2열연공장 코렉스설비를 완공, 연산 600만톤의 설비를 갖추더라도 기술적인 문제로 원가경쟁력이 너무 낮아 연간 4,8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보철강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우선 95년 6월 완공된 제1열연공장에 이어 현재 건설중인 제2열연공장은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미니밀방식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새로운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미니밀방식은 독립공정으로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수도권에서 당진까지의 고철 운송비용도 비싸 생산원가 자체가 다른 업체보다 톤당 100달러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 김주한 연구위원은 『열연강판 가격은 갈수록 떨어지고 고철가격은 상승, 미니밀방식의 시장성이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포항제철이 톤당 25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열연강판을 당진제철소에서는 톤당 33만6,000원에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은 출혈을 무릅쓰고 제1열연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포철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같은 원가차액은 연산 300만톤규모의 제2열연공장 제품에도 적용돼 제2공장에서만도 연간 2,34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품질면에서도 당진제철소 제품은 철광석을 원료로 하는 포철제품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보철강이 올 6월 완공예정으로 건설중인 코렉스설비도 경제성이 불투명하므로 무리한 완공추진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경제연구원 곽만순 연구위원은 『코렉스공법은 아직 세계적으로 대량 상용화에 성공한 곳이 없는 철강생산방법』이라며 『무리하게 도입한 코렉스설비를 완공하면 더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렉스설비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남아공(연 30만톤)과 포철(연 60만톤) 등 두 곳에만 설치돼 가동중이지만 모두 경제성이 떨어져 상용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포철의 시험결과에 따르면 쇳물을 만들어내는 제선공정 단가가 기존 고로방식은 톤당 12만원인데 비해 코렉스방식은 18만원으로 50%나 비싸다. 현대 등이 한보철강 인수를 꺼리고 있는 것도 기본적으로 사업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5조원에 달하는 부채도 짐이 되지만 당진제철소가 도저히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미니밀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고로에 비해 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품질이 나아지고 있어 1∼2년내에는 고로와 같은 수준의 철강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코렉스공법도 설비를 대형화해 경제성을 높이는 과제는 남아 있지만 제철기술의 발전추세로 볼 때 이 한계도 곧 극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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