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수당 제대로 안주자 앙심 ‘킬러’ 고용95년 3월27일 대낮에 이탈리아 밀라노 중심가에서 정장차림의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즉사한 마우리오 구치(당시 46세) 전 구치사 회장 피살사건의 주범은 그의 전처인 것으로 밝혀졌다.
카를로 노세리노 밀라노검찰청 검사는 지난달 31일 구치 전 회장의 살해를 지시한 전처 파트리지아 레기아니 마르티넬리(49)와 그의 친구인 점술가 기우세피나 아우리에마(51) 등 5명을 살인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아우리에마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호텔 도어맨 이바노 사비오니(40)를 통해 전과자 출신의 살인청부업자 2명을 마르티넬리에게 소개시켜 준 혐의다.
검찰은 사건 당시 구치 전 회장이 카지노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고 대담한 수법에 의해 살해된 점으로 미뤄 암흑가의 세력 다툼에 수사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치 전 회장을 살해하는 대가로 5억리라(2억6,500만원)를 지불하겠다는 계약서를 확보하면서부터 수사방향을 급선회했다.
검찰 수사결과 마르티넬리는 72년 결혼한 뒤 84년 이혼한 구치 전 회장이 별거수당을 제대로 주지않아 두 딸의 양육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자 앙심을 품고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업주의 손자인 구치 전 회장은 83년부터 회장을 맡았으나 93년 아랍계 투자회사인 인베스트코에 회사를 매각, 구치가문과 구치사간의 인연을 끊었다. 1906년 구치오 구치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마구디자인 가게로 시작한 구치사는 세계적인 패션브랜드로 성장했으나 53년 창업주가 숨진 뒤 자손들간의 경영 및 소유권 싸움으로 분란이 그칠 날이 없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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