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의혹 철저규명·당내민주화 요구/시국 수습논의 집단행동 비칠까 신중신한국당 초선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노동법 파동에 이어 한보사태 등 매가톤급 악재들이 잇달아 터지는 가운데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 체질개선을 주장하는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선의원 35명으로 구성된 시월회(총무 유용태 의원)가 3일 긴급총회를 갖고 시국수습책을 논의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보사태로 대다수 중진들이 몸을 움츠리는 가운데 나타난 초선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풍운동」으로 불리고 있다.
초선의원들은 최근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세로 떨어지면서 유권자들의 눈총이 어느 때보다 따가워지자 매우 곤혹스런 표정이다.
이들은 『이대로 그냥가면 대선 승리도 낙관할 수 없다』며 『당이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해 총선에서 「신한국당」간판으로 당선돼 민주계도 민정계도 아닌 「신한국계」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당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처방은 다양하다.
한보사태 의혹 철저규명뿐만 아니라 당정개편,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청와대·당·국회관계의 재정립 등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월회는 3일 총회에서 당지도부에 획기적 시국수습책 제시와 당내 의사결정과정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한편 새정치를 추구하자는 결의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시월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모임에서는 여야 정치인 연루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한보사태와 관련, 강력한 자정을 촉구하는 한편 노동법 단독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당운영의 비민주성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선만을 의식, 민생은 아랑곳하지않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야당측의 행태도 비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대다수 정치인들이 도둑으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한보사태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최근 일련의 사건을 적당히 넘기려 한다면 정권재창출은 물론 신한국당 재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다시 중심을 세워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지역의 한 초선의원도 『미봉책으로는 시국을 수습할 수 없다』며 『임기말 정국운영 방식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초선의원들은 『경선에 대통령의 의중이 관철되게 하고 새로운 당내 구심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대선후보를 빨리 선출해야 한다』고 「조기경선」을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앞서 수도권 초선의원 14명으로 구성된 바른정치를 위한 모임(간사 안상수 의원)은 최근 『여야를 불문하고 당론을 결정할 때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당의 의견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당내 민주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집단행동 형식을 택할 경우 내분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이들의 「신풍운동」향배가 주목된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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