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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들 값싸고 대중화한 브랜드 ‘세컨드라인’ 개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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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들 값싸고 대중화한 브랜드 ‘세컨드라인’ 개발 활기

입력
199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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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취향 R2·ZD이어 박윤수·강진영도 준비/판매망 확보 등 난제로국내 하이패션 디자이너들 사이에 세컨드라인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세컨드라인은 디자이너의 개성이 강한 모 브랜드와 달리, 대량생산과 대량판매 체제로 보다 젊은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한 브랜드. 흔히 개성은 살짝 누르고 가격대는 저렴하게 책정하여 차별화시킨다.

우리나라에 최근 수입 판매되고 있는 「DKNY」(도나 카렌) 「CK 캘빈 클라인」(캘빈 클라인) 「D&G」(돌체&가반나) 등이 국제적인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세컨드라인들이다. 조지오 아르마니처럼 「엠포리오 아르마니」와 「마니」 「A/X(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등 두서너개 이상의 세컨드라인을 내놓는 디자이너도 적지 않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세컨드라인이라는 말 조차 생경할 정도로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 잘 알려진 국내 디자이너들의 세컨드라인으로는 디자이너 이신우씨의 「쏘시에」와 「영우」, 김동순(울티모)씨의 「운 알트로」, 신강식씨의 「에스유(S’YOU)」, 이철우(마담 포라)씨의 「꼼뻬땅」정도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부쩍 세컨드라인 출범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루비나씨가 「R2」를, 손정완(손정완부틱)씨가 「ZD」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들어 박윤수(박윤수 올스타일)씨, 강진영(오브제)씨를 비롯한 몇 디자이너가 세컨드라인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20대를 겨냥해 디자이너의 캐릭터와 유행을 적절히 가미시킨 스타일을 지향한다. 가격대는 진과 니트를 위주로 한 ZD가 품목당 10만원대, R2와 운알트로, 에스유 등은 재킷이 20만∼30만원대. 일반 내셔널 브랜드보다 좀 비싼 가격이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세컨드라인 활성화에 관해 패션계의 기대는 크다. 국제적인 패션정보기획사 「넬리 로디」의 김묘한 한국소장은 『세컨드라인은 매출액 단위가 크고 디자이너들의 대중적 인기를 높여주어 외국에서는 모 브랜드보다 세컨드라인이 패션사업의 중심이 되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싼 값에 독특한 감성의 좋은 옷을 구할 수 있어 선호, 결과적으로 패션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세컨드라인이 발전하려면 갈 길이 멀다. 디자이너 박윤수씨는 『세컨드라인을 성공시키려면 대량생산체제, 넓은 판매망 확보, 대중상대의 성공적인 광고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인 디자이너들의 조직이나 자본은 규모가 작아 대중 브랜드를 운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구의 디자이너들은 큰 기업과 파트너 체제로 세컨드라인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 김승자씨와 안윤정씨가 세컨드라인을 출범시켰다가 중단한 것도 바로 규모의 한계라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패션업계의 구조적 문제 외에도 현재 유명 디자이너들이 내놓고 있는 세컨드라인은 스타일이나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 대중에게 인기를 얻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박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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