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에 대해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31일 자신과 관련한 의혹설에 분개하며 대여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김총재는 이날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랫동안 여러 우여곡절과 기복을 지켜봤지만 그런 일은 권력이 개입되기 전에는 될 일이 아니다』라며 여권을 공격했다.
그는 또 『한 점 의혹도 없이 수사를 하라는 것이 진정 대통령의 뜻이라면 여당이 특별검사제와 TV생중계를 왜 못받느냐』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김총재가 이처럼 강경한 목소리로 여권 공격에 나선 것은 신한국당측의 야권인사관련 의혹설이 「야권 흠집내기」이며, 「자민련 죽이기」라는 판단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이 노골적으로 야당인사 의혹설을 퍼뜨리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표적이 야권인사쪽으로만 쏠릴 것을 우려, 정면대응을 통해 이를 조기진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는 간담회 서두에 상기된 표정으로 『자민련과 내가 왜 조용하냐며 뭔가 뒤가 걱정스러운게 있어서 그런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다』고 운을 뗀뒤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심상치않은 조짐으로 분명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특히 이번 한보사건이 정계·관계·금융계가 모두 얽힌 총체적 비리라는 점에서 여론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여권이 자기 잘못을 희석시키려하는데 「양비론」으로 나오는 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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