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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대출 외압여부 핵심/한보 의혹­검찰수사 5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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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대출 외압여부 핵심/한보 의혹­검찰수사 5대 과제

입력
199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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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당 투자비 타제철소 2배 차액 어디로/유원건설 등 13개 기업인수 무슨 돈으로/제철소 부지매립·코렉스공법 허용 배경/은감원의 묵인·부도처리과정도 의구심한보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31일 정태수 총회장을 특경가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 있다.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한보와 정―관―금융계의 커넥션과 관련된 5대 의혹을 정리한다.

①거액 대출 외압의혹=한보에 대한 은행권 대출은 94년 말 4,8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3조6,847억원으로 늘어났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은행들은 일사불란하게 뭉칫돈을 건넸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한보철강에 1조800억원을 대출, 은행납입자본(8,200억원)을 훨씬 웃도는 돈을 몰아 주었다. 담보도 모자랐다. 제일은행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신용평가기관의 경고도 무시했다. 무언가 거대한 힘이 작용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다. 92년 상공부는 한보철강을 「외환거래적격업체」로 선정했고 산업은행은 한보대출의 물꼬를 텄다. 산업은행은 90년부터 최근까지 한보철강에 무려 8,000억원을 대출해 주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한보의 담보가치를 100% 인정했고 한보가 6,000억원의 부동산 매각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자금지원을 계속했다.

②과다한 투자비=당진제철소 투자비는 당초 2조7,000억원이었지만 5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보측은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 탓이라고 해명하지만 처음 투자계획에도 코렉스 설비, 발전소 설비 등 주요시설 건립계획이 포함돼있다. 또 당진제철소의 경우 톤당 투자비가 비슷한 시기에 완공된 타 제철소와 2배이상 차이난다. 차액은 어디로 갔는가.

③유원건설 인수와 문어발식 기업확장=한보는 당진제철소 건설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94년이후 무려 13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또 세양선박 등 위장계열사도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보의 기업인수 자금원은 무엇인가. 특히 한보가 유력한 인수대상업체였던 대성산업을 제치고 유원건설을 인수한 것은 제일은행 커넥션의 핵심이다. 당시 제일은행 심사팀과 간부들은 대성산업을 추천했지만 이철수 행장은 막판에 한보로 방향을 틀었고 2,000억원대의 특혜성 자금을 제공해 고사직전의 한보를 살렸다.

④당진제철소 건설과정 등 특혜의혹=건설부는 89년 실무진의 반대를 묵살하고 한보의 요청을 받아들여 당초 매립계획에서 빠져 있던 당진제철소 부지를 포함시켰다. 또 통상산업부는 한보가 고로공법보다 1.4배 가량 비싼 코렉스공법을 도입하겠다고 신고하자 검증안된 기술임에도 불구, 첨단신기술로 인정해 엄청난 세제상의 혜택을 주었다. 정부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던 시베리아가스전사업에 한보가 뛰어들어 통산부의 반대를 꺾고 재경원과 총리실의 개입아래 한보 참여가 결정된 배경에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⑤감독기관 묵인·방치 및 부도처리과정=은행감독원은 채권은행들이 한보에 대해 「동일인여신한도」규정을 어기고 신탁대출을 통해 총대출의 50%에 육박하는 과다한 편법대출을 감행했지만 방치했다. 또 ▲은감원이 금융결제원에 한보의 부도처리를 미루라고 지시한 점 ▲부도처리 결정후 통산부가 한보철강의 적극 지원을 주장한 이유 ▲채권은행단이 제철소 완공때까지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다 전격적으로 부도처리를 결정한 경위 등도 도마 위에 올라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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