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간부 돌연 출국·잠적 의혹 더해한보그룹 특혜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보의 「돈줄」을 총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그룹 재정본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보그룹 재정본부 재정팀의 핵심간부들이 검찰수사에 앞서 돌연 출국하거나 행방을 감춤에 따라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한보그룹 재정본부는 외형상으로 볼 때도 정총회장의 「유별난」 자금관리 방식을 엿보게 해준다. 재정팀과 국제금융팀 주식관리팀 출납팀 등 4개팀으로 구성된 재정본부는 사장급 책임자를 비롯, 상무 부장 차장 평사원을 합해 직원수만 모두 40여명. 전무나 상무급의 책임하에 직원 수도 많아야 10명 안팎인 일반 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덩치가 크다.
자금의 집행방식 역시 자금담당임원→중간간부→집행자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그룹 재정본부가 모든 자금을 총괄하면서 아무리 작은 액수라도 정총회장에게 직접 보고한 뒤에야 집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누구든지 일단 자금담당팀 소속이 되면 퇴사할 때까지 이 업무를 맡고 있다』며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도 재정본부의 자금담당직원들이 파견된다』면서 재정본부 직원들의 「파워」가 예사가 아님을 시사했다.
하지만 재정본부의 실무진이 비자금 등 비정상적인 자금의 흐름에까지 개입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다른 대기업의 재정담당 관계자들은 『그룹의 재무를 혼자 주무르다시피 한 정총회장의 스타일로 볼 때 재정담당 실무진까지 비자금 등 특수한 자금의 운용에 간여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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