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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97년을 뛰는 감독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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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97년을 뛰는 감독들:5)

입력
199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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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으로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지하철 1호선이 서울 녹천역에 설 때면 「녹천에는 똥이 많다」(25회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를 떠올리고 괜히 코를 벌름거려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 소설의 작가 이창동(43)씨가 어느 때부턴가 시나리오(그섬에 가고 싶다, 전태일)로 자꾸 영화에 얼굴을 내밀더니, 「초록물고기」로 한국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이야기가 살아있고 인간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영화가 되자. 얘기가 어렵고 복잡하다고 좋은 영화가 아니다」 이 두 생각으로 그는 영화에 매달렸다. 때문에 「초록물고기」는 독립영화처럼 어설프지도, 재미없이 목소리만 크지도 않다. 그를 포함해 네 사람(명계남 문성근 여균동)은 모두 일산 신도시 아파트에 산다. 이들은 가끔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이 간선도로 밖으로 밀려나 문을 연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그때 본 풍경과 가졌던 마음들이 영화에 모두 담겼다. 영화공간이 일산인 또 다른 이유는 『오늘의 한국사회의 전형성을 드러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 급속히 변화하는 과정에서 과거, 심지어 삶의 흔적조차 지워진 곳. 단절감, 소외감, 거리감, 좁힐 수 없는 격차를 도로가 상징하는 그 해체적 공간에서 오늘의 우리를 얘기해 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관객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감정과 목소리에 귀와 눈을 기울였으면 하고 바란다.

그는 운이 좋았다. 한국영화에 이처럼 최고배우가 모이고, 탄탄한 감독들이 도와준 적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영화가 좋다』는 소리를 들으며 그 부담의 무게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이지만 여전히 평소처럼 표정이 없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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