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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소환 수사 급진전 양상/한보 의혹­정태수씨 철야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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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소환 수사 급진전 양상/한보 의혹­정태수씨 철야조사

입력
199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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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조사 “의미있는 진술” 확보/특혜대출·로비여부 집중 추궁한보그룹 대출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30일 핵심인물인 정태수 총회장의 소환으로 급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수사 나흘만에 정총회장을 소환한 것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한보그룹의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과 정일기·홍태선 전 한보철강 사장, 은행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정총회장의 혐의사실에 대한 「의미 있는」진술들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입이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검찰도 이미 수서택지 특혜분양사건과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에서 이를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관련자의 진술이나 증거없이 정씨를 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사후 다시 돌려보낼 수도 있지만, 중수부의 수사관행상 핵심인물의 경우 「소환=구속」으로 여겨져 왔다.

검찰은 정씨를 조기에 소환해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수사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정씨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이들이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검찰은 이미 드러난 한보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이나 회사공금 유용, 어음남발, 계열사간 과도한 빚보증 등의 책임을 물어 횡령·사기·배임 등 혐의로 정총회장을 일단 구속한 뒤 특혜대출과 정치권로비 여부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날 정씨를 소환함에 따라 제일·산업·조흥·외환은행 등 관련은행의 전·현직 행장의 소환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미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은 이날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따라 재수감됐다. 검찰은 이에 앞서 제일은행 박석태 상무와 산업은행 손수일 부총재보 등 여신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대출경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와 함께 당진제철소 매립허가 및 대출압력 의혹과 관련해 통산부와 재경원 등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은행감독원 임직원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함께 한보 계열사에서 압수해온 회계장부와 대출자료 등에 대해서도 국세청, 은행감독원 관계자 30여명의 지원을 받아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의 부정대출 등의 진상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씨가 이미 언론을 통해 밝힌 것처럼 특혜청탁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검찰수사는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핵심의혹인 정치인이나 정부고위층의 대출압력부분이 어느 정도 밝혀질지는 불투명하다. 정·관계 인사에 대한 대출로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씨에게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죄가 적용된다.<김상철 기자>

□정태수씨 74년 창업이후 행적

△74년=한보상사 창업

△76년=한보주택 설립, 주택건설사업 진출

△89년 6월=아산만 한보철강부지 매립 허가

△89년 12월=제철소 부지매립공사 착수

△91년 2월=수서택지 특혜분양사건으로 구속

△91년 3월=한보주택 법정관리 신청

△91년 9월=경영일선 후퇴, 3남 정보근 부회장이 경영 대행

△92년=청와대민정수석출신 박승규씨 한보그룹회장 영입(현 그룹 명예회장)

△93년초=경영일선 복귀

△93년 7월=당진제철소 건설사업 본격 시작, 상아제약 인수

△94년초부터 산업 제일은행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 급증

△94년 2월=삼화신용금고(현 한보신용금고) 인수

△95년초=이철수 당시 제일은행장의 친동생 이완수씨 한보그룹 임원 영입

△95년 6월=이철수 행장으로부터 자산규모 4,500억원의 부실기업 유원건설을 인수

△95년 6월23일=당진제철소 1단계 준공식

△95년 7월=주거래은행을 서울은행에서 제일은행으로 변경

△95년 11월=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변칙실명전환으로 구속

△96년 3월=정보근 부회장 그룹회장에 취임

△96년 8월, 10월=한승수 부총리 만나 시베리아유전 투자사업에 대한 협조요청

△96년 9월=포항제철에 제철관련 기술이전 요청

△96년 10월=은행감독원, 제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한보그룹에 대한 여신 주의촉구

△96년 10월, 11월=이수휴 은행감독원장 만나 자금지원 요청

△96년 12월=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 만나 자금지원 요청

△96년 9∼12월=제일 등 4개 은행, 4,000억원 추가지원

△96년 12월말=제일은행으로부터 신한종합금융 지분인수 기도

△97년 1월8일=제일 등 4개 은행에서 1,200억원 추가지원받아 부도위기 모면

△97년 1월9일=그룹 자구노력으로 3,000억원 규모 부동산매각 발표

△97년 1월22일=제일 등 4개 채권은행 긴급회의서 한보철강 3자인수 결정, 『회사 안 내놓으면 부도처리』 최후통첩

△97년 1월22일=대책회의 열고 경영권 유지상태에서 은행관리 받아들이기로 결정, 한승수 부총리 『정부, 한보문제에 개입 않겠다』 선언

△97년 1월23일=제일 등 채권금융단회의서 한보철강 부도처리후 법정관리 신청키로 결정, 경영권 포기각서 제일은행에 전달했으나 접수 거부

△97년 1월25일=한보그룹 김대성 재정담당상무, 서성하 자금부장 출국

△97년 1월26일=김영삼 대통령 의혹규명 지시

△97년 1월27일=검찰 본격수사 착수, 관련자 출국금지 조치, 여야 국조권발동 합의

△97년 1월27일=『재산권 포기 않겠다』 주장후 경희의료원 입원

△97년 1월28일=검찰, 한보철강 등 21곳 압수수색, 한보철강과 (주)한보 등 2개 계열사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

△97년 1월29일=한보에너지 상아제약 등 2개 업체 법정관리 추가신청

△97년 1월30일=검찰 출두<정리=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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