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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설 정치/김광덕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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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설 정치/김광덕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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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는 설로」 맞불작전을 펴야만 직성이 풀리는걸까.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30일 고위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한보사태와 관련 야당측에 「루머공세」를 폈다.김대변인은 『모야당의 고위간부 아들은 정태수 회장 큰 아들과 친구이고, 모당 3인방의 수수설이 유포되고 있다』며 야당 인사들의 의혹을 제기했다. 집권여당이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루머를 흘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겠다는 발상이다.

야당측도 이미 여당측의 비리연루 소문을 퍼뜨린바 있다. 자민련측은 최근 논평을 통해 『시중에는 한보사태 배후에 민주계의 「젊은 부통령」이 개입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회의측은 민주계 실세들을 K, C, S, H 등 영문 이니셜로 해 한보의 배후인물로 지목했다.

여야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루머정치」를 하고있는 셈이다. 국민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위인지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운 지경이다. 여야는 서로 『우리만 일방적으로 당할 수 없다』(여당) 『정부·여당의 은폐조작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야당)이라는 등의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물론 권위주의시대를 거치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말처럼 유언비어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된 우리 사회풍토도 루머정치를 부채질하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한보사태의 진상을 밝혀내도록 하는 것이 정치권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식의 이전투구식 대결이 정치적 냉소주의만 자초한다는 점을 여야는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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