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총리해임 정당” 판결 입지타격파키스탄 대법원이 총리직 복귀를 꿈꾸던 베나지르 부토(44) 전 총리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29일 부토가 제기한 총리직 해임무효소송에 대해 원고측 패소판결을 내림으로써 그를 해임한 파루크 레가리 대통령의 「손」을 치켜들었다.
대법원측은 이날 최후 선고공판에서 대법관 7명중 찬성 6, 반대 1표로 부토 총리의 해임결정이 「이유있다」고 판결했다.
『부토가 수십억 달러의 국고를 유용했고 야당인사를 살해하는 데 간여한 혐의가 입증됐다』는 게 판결이유.
부토는 그러나 2차례 총리를 지낸 여장부답게 곧바로 승부수를 던졌다.
『다음달 3일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직접 묻겠다』며 자신이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 후보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당초 총선을 치르지 않고 권좌에 복귀하려 했으나 대법원이 자신의 축출 결정을 지지한 이상, 총선을 통한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재기가 성공할 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국민의 반응이 예전같지 않게 냉담하기 때문이다. 93년 부토의 재집권이후 3년간 가중돼 온 경제난과 친인척 비리, 야당인사 대량학살 사태 등으로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선 부토의 오랜 정적인 나와즈 샤리프가 이끄는 이슬람동맹(PML)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샤리프는 93년초 당시 야당지도자였던 부토의 반정시위에 따라 부패혐의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인물. 샤리프가 총선에 승리, 총리직에 오를 경우 부토는 역으로 참담한 복수극의 희생자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88년에는 군부에, 지난해는 자신이 옹립한 레가리 대통령에 의해 총리직에서 두차례 중도하차한 부토가 권토중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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