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금조달계획 처음부터 엉터리/한보 의혹­대출과정 사업성 판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금조달계획 처음부터 엉터리/한보 의혹­대출과정 사업성 판단

입력
1997.01.30 00:00
0 0

◎서울은 “4,640억원 자체조달 타당성없어 대출 거부”/제일·산업은 주거래은행 거부불구 자금 집중지원 93년 7월 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 건설사업이 본격 시작될 당시 주거래은행이던 서울은행이 한보철강측의 자체자금 조달계획이 엉터리라고 판단, 자금지원을 거부했던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그러나 제일·산업은행 등은 주거래은행의 자금지원거부에도 불구, 한보철강측의 요청을 수용해 집중적인 자금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93년 한보에 대한 여신을 담당했던 서울은행의 한 임원은 『당시 한보그룹측은 당진제철소 총사업비 1조2,170억원 가운데 7,530억원을 금융기관에서 차입하고 나머지 4,640억원을 자체 조달하겠다는 1차 사업계획서를 제시했으나 자세히 분석한 결과 소요자금중 90%가량을 은행 빚으로 조달할 속셈이었던 것으로 판명돼 자금지원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또 『당시에는 한보측의 자금요청을 함부로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서울은행이 라이프건설 부실 등으로 자금사정이 극히 좋지 않아 한보자금지원에 불참할 핑계를 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한보철강측이 서울은행에 제시한 1차 사업계획서는 산업은행(당시 이형구 총재)이 작성한 것으로 한보철강측은 이를 근거로 서울은행에 1,400억원(시설자금 1,100억원, 운전자금 3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구했다. 이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건설예상자금은 매립자금 1,430억원, 코일공장 건설용 5,790억원, 강관가공보온공장 2,450억원, 전극봉공장 600억원, 부설 아파트공사비 1,900억원 등 총 1조2,170억원이었으며 이중 7,53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차입하고 4,640억원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한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서울은행측은 사업계획서에서 제시된 자체조달자금(4,640억원)계획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자금지원을 거부했다. 한보측은 관계사로부터 790억원, 임야판매로 1,920억원, 부산공장 이전후 아파트 건립으로 1,560억원, 아산만 매립공사 선지급금 1,200억원 등 5,470억원을 자체조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중 이미 지출한 매립공사 선지급금을 제외한 전액의 조달계획은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매립공사 선지급금 1,2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또다시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밖에 없어 소요자금 1조2,170억원 가운데 90%를 빚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은행의 한보 여신담당자는 『터무니없는 계획서를 작성한 산업은행측이 한보에 대한 비정상적인 자금지원에 1차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감독원은 한편 이날부터 제일 산업 조흥 외환은행 이외에 서울은행에 대해서도 특별검사를 실시,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과정에서 은행들이 사업성을 제대로 판단했는지 등 대출적정성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유승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