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탄가·엔진청정제 등 실제 효과 없고 가격만 올리는 셈 옥탄가와 엔진청정제를 둘러싼 정유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소비자 부담만 가중되고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정유업체인 유공 LG칼텍스 쌍용정유 한화에너지 현대정유 등은 「진짜」품질과는 무관한 옥탄가 엔진청정제 등의 경쟁을 벌이며 휘발유 가격만 올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자동차의 노킹을 방지하는 옥탄가의 경우 국내 차량은 91이상이면 기준에 적합하지만 5대 정유사 모두 95라는 기준보다 높은 옥탄가의 휘발유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품질검사소 조사연구과 신성철 과장은 『옥탄가가 높다고 자동차의 출력이 좋아지거나 엔진의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며 『요구하는 수준의 옥탄가만 넘으면 엔진효과는 똑같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법에도 91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옥탄가는 규정치보다 낮을 경우 엔진출력이 떨어지고 피스톤이나 밸브를 손상시킨다. 그러나 옥탄가가 필요이상으로 높다고 해서 부가적인 이득은 거의 없다는 것이 신과장의 설명이다. 오히려 원유의 옥탄가를 높이는 화학공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따라 미국에서는 91, 독일은 91∼93 등 적정 옥탄가를 규정, 필요이상으로 옥탄가를 높이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특히 옥탄가를 1만큼 올리는데 드는 비용은 휘발유 1ℓ당 약 3원정도 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연 200억∼3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유를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국가 경제적으로 낭비일뿐 아니라 이 비용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돼 소비자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 이용주 연구원도 『자동차가 요구하는 옥탄가의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며 『정유업계가 필요이상의 경쟁을 벌이면서 옥탄가를 높여 휘발유 가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업계가 경쟁적으로 휘발유에 첨가하고 있는 엔진청정제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외국의 데이터를 인용, 청정제의 효능을 자랑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 데이터에 비추어볼때 국내서 첨가하고있는 청정제의 양도 엔진을 보호할 수 없는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재 첨가하고 있는 양의 10배는 넣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체들이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첨가제를 넣었을 뿐 실제적인 효과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청정제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업체가 청정제를 수입, 외화낭비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연구원도 『현재 청정제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곳은 미국 SWRI라는 민간기관이 유일하다』며 『청정제 효능을 인증받는데 필요한 경비 등이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되고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정유업계가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광고의 비용도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5대 정유업체가 지불한 광고비용은 약 4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금액은 공식적인 액수로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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