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처리연구 기관인 원자력환경기술연구원 원장 장인순 박사는 100장도 넘어 보이는 슬라이드 설명서를 들고 언론사를 찾아와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이송문제는 결국 과학자들의 신뢰와 협력으로 풀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도 10년 이상 핵쓰레기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오고 있지만 이번 문제는 과학자끼리의 공동연구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원자력환경기술연구원은 그동안 원자력연구소 부설기관으로 있다가 지난해 말 한국전력회사 산하기관으로 들어가 있는데 지난 20년간의 연구를 통해 핵쓰레기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과 안전한 저장시설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진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핵쓰레기를 다시 최대 10% 줄일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과 대만은 국교가 끊겨 양측 과학자들은 별다른 연계를 맺지 못했는데 대만은 원자로가 비등로(BWR) 이어서 우리나라의 가압로(PWR) 보다 거의 2배 이상 핵쓰레기를 배출할 뿐 아니라 폐기물축소 기술도 진전되지 않아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소형 실험용원자로 1기와 지금은 가동이 중단돼 있는 5메가와트짜리 원자로만 건설돼 있어 핵쓰레기가 아직 문제되지 않았다. 핵폐기물을 처리하려면 폐기물을 줄이는 기술이 발달돼야 하고 폐기물 저장소를 건설하는 일, 보관물을 24시간 전자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하는데 이런 시설을 하려면 기술도 기술이지만 현재 대만으로부터 수입가로 받는 드럼당 1,150달러의 5배 이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북한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냥 빈 탄광에 밀어넣는 수 밖에 없다. 장박사는 만일 이번 기회가 핵폐기물 연구자들의 교류계기가 될 수 있으면 이 지역의 원자력 공동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미 4,900드럼이나 쌓여 있는 핵폐기물 저장시설의 건설에 국민적 지지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박사의 주장은 확실히 분쟁의 과학적 해결을 위한 한 실마리가 될 만한 것이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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