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씨 “야 주장은 현실 한참 모르는 얘기”/김덕룡씨 “대선이익 노린 속셈 가증스럽다”/서석재·홍인길씨 “해도 너무해… 사실 적시하라” 『수서가 그저 바람 정도라면, 한보사태는 폭풍이다』
한보부도 및 특혜대출 의혹을 보는 정치권은 이처럼 긴장돼있다. 수서는 택지분양과 관련된 이권이었지만, 한보사태는 5조원이 넘는 돈이 얽혀있는 매머드 파문이기 때문이다. 문제된 돈의 규모가 국가예산의 7∼8%에 달한다면, 일단 청와대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아울러 국회 재경위(과거 재무위), 영향력있는 여권 인사들도 의혹의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평소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광범위한 로비스타일로 보면, 이른바 떡값을 받은 의원들도 적지않을듯하다.
그러나 배후설, 연루설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단호히 이를 부인하고있다. 특히 야권이 지목한 신한국당의 「민주계 4인방」은 『더러운 음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형우 고문은 『맹세코 무관하다』며 『야당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고문은 『사업하는 친구가 몇 억원을 융자해 달라고 부탁해도 못도와줘 욕을 먹는 실정이다』라며 『내가 부탁하면 수천억원 대출이 가능하다니,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야당이 비겁하게 뒤에서 음해하지말고 정식으로 내 이름을 밝히면 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겠다』며 『대선의 반사이익을 노리는 야당속셈이 가증스럽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재무위 속기록을 보면, 내가 재벌을 얼마나 많이 비판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수서때 돈먹은 사람이 누구였으며 이번 수사결과 누가 더러운지 두고보자』고 말했다. 서석재 홍인길 의원은 『우리도 야당을 했지만 해도 너무한다』며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라』고 말했다.
한보대출에 관련된 직책에 있다가 정치권에 들어온 인사들도 배후설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94년 10월부터 96년 12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 의원은 『정태수씨는 만난 적도 없고 만나자는 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5년까지 철강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은행들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을 한데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며 『경제수석 재임시절 한보는 전혀 문제가 되지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바 있고 지난해 8월부터 경제부총리를 역임하고있는 한승수 의원도 『요직에 있었기 때문에 내막을 알지 않느냐』는 의혹을 받고있다. 한부총리는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 만났다』며 『그러나 대출문제가 아니라 시베리아 가스전개발공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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