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대출금 일부유용 포착/정씨 부자 오늘 소환할듯/이철수·이형구씨도 불러 특혜 추궁 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29일 한보그룹이 부도 2개월전인 지난해 11월 한보철강 등 계열사의 자금조달 및 사용처가 기록된 주요 비자금관련 장부를 모두 소각한 사실을 밝혀냈다.
한보그룹 자금담당 임직원들은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찾지 못한 자금사용내역 등 관련장부의 소재를 추궁하자 지난해 11월 전표와 영수증을 비롯한 비밀장부를 극비리에 소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소각하지 못한 일부 장부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 직원들이 외부로 빼돌렸다는 진술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 관계자는 검찰에서 『93년 검찰의 뇌물사건 수사에서 한보가 H은행 개포동지점에서 발행한 수표가 모 정치인에게 건네진 사실이 드러난 이후 회계처리가 끝나는대로 관련서류와 영수증 등을 소각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보그룹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자금중 일부를 계열사 매입 등에 사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한보에 거액의 시설자금을 대출해 준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과 이형구 전 산업은행총재 등 금융기관 전·현직 고위층을 이르면 30일부터 소환, 대출특혜 및 정·관계의 외압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과 정보근 회장 부자를 이르면 30일 소환, 횡령혐의와 정·관계 로비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최중수부장은 『국회의 국정조사특위 활동 등을 고려, 관련자들의 1차 소환 조사를 조만간 일단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중수부장은 『제일·산업·외환·조흥은행 등 4개 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 은행감독원측에 수사에 필요한 사항을 먼저 검사토록 요청했다』며 『소환조사는 특별검사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중수부2과(과장 박상길) 외에 1과(문영호)와 3과(안종택)를 수사에 투입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한보그룹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과 정일기·홍태선 전 한보철강 사장, 손수일 산업은행부총재보 제일은행 지점장 등을 상대로 5조원의 대출경위와 부도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밖에 한보철강 경리담당자 등 한보와 금융기관 실무자 10여명도 조사했다.<김승일·김상철 기자>김승일·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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