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 100% 반영 샤프전자산업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전자수첩 「가비앙」은 점잖은 비즈니스맨의 옷주머니에도, 톡톡 튀는 신세대의 배낭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필수품이 됐다. 왜 잘 팔릴까. 소비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기 때문.
샤프전자는 제품을 구상하면서 2만여명을 대상으로 전자수첩에 대한 소비자조사를 실시했다. 「너무 무거워서 옷 주머니가 처진다」 「디자인이 깔끔하지 않다」 「잘 잃어버린다」 등 불만사항이 쏟아졌다.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불평은 의외로 적었다. 『작게, 가볍게, 깔끔하게, 저렴하게…』.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만들어 낸 것이 삐삐 크기의 전자수첩 「가비앙」이었다.
가비앙은 당시 시중에서 팔리던 전자수첩의 절반밖에 안되는 크기. 가로 8.7㎝, 세로 5.6㎝, 두께 1.2㎝밖에 안 되고, 무게도 46g으로 초경량급이었다. 메모리는 32KB(전화번호 733개 저장가능)로 다른 전자수첩보다 적은 대신 가격은 12만원 정도로 2만∼3만원 가량 쌌다. 분실 방지용으로 달린 집게는 삐삐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가비앙은 매달 1만개도 팔리기 힘든 전자수첩 시장에서 월 2만5,000여개가 팔리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 11월 샤프전자는 영한·한영사전 기능을 추가한 「가비앙 딕」을 출시했다. 이번엔 『사전기능도 있었으면…』이었다. 가비앙 딕은 출시되자마자 월 판매고 2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소비자의 요구를 제품에 100% 반영한 가비앙 시리즈는 「예고된 히트상품」인 것같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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