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으로 공인된 것은 없어 발기부전의 이상적인 치료법은 무엇일까. 효과가 확실하면서 이용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가격이 저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최근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나 기구가 각종 매체를 통해 광고되고 있어 중년이후 남성들의 판단력을 흐리게하고 있다. 현재 먹는 약 중 발기부전증의 치료제로 공인된 것은 하나도 없다. 몇가지 약제가 이용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의 재현성이 부족하다.
환자가 성관계에 앞서 직접 발기유발제를 음경해면체내에 주사하는 방법은 기질적 원인에 관계없이 환자의 약 80%에서 성관계를 가능하게 해준다. 발기유발제로는 파파베린, 펜톨아민, 프로스타글란딘E1이 주로 이용된다. 이중 프로스타글란딘E1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프로스타글란딘E1은 발기시 통증을 야기하며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파파베린은 매우 저렴하며 발기시 통증이 거의 없으나 지속발기증이나 발기조직의 섬유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지금은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음경을 진공상태에 두면 발기조직내로 혈액이 유입돼 발기가 되는 원리를 응용, 진공물리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기구는 학술적으로 그 효과와 부작용의 정도가 규명됨에 따라 FDA에서도 의사 처방에 따른 판매를 허용하고 있고, 발기부전증 환자의 약 90%에서 만족한 성관계가 가능하다. 그러나 시중에서 무허가로 판매되는 물리기구는 안전밸브가 없어 발기조직의 손상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외과적 치료법으로는 혈관수술과 음경보형물삽입술이 있다. 발기시 혈액이 발기조직 안에 고여 있지 못하고 정맥을 통해 누출되는 경우 그 통로(정맥)를 차단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률이 극히 낮으므로 선택적인 환자에 한해 시술된다. 발기동맥의 협착으로 충분한 혈액이 음경조직내로 유입되지 못하는 경우 우회동맥을 이용한 동맥재건수술을 해준다. 그러나 동맥경화증에 의한 협착은 수술대상이 될 수 없다.
음경보형물삽입술은 보형물을 발기조직안에 삽입, 본인 의사에 따라 인위적으로 발기를 가능케 하는 수술로 다른 치료가 효과적이지 못할 때 마지막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현재 이용되는 보형물은 10여종 이상이 있으나 환자의 기호, 신체상태, 경제여건에 따라 선택되며 수술후 환자의 약 90%가 결과에 만족한다.<김세철 중앙대용산병원장·객원편집위원>김세철>
◎개발중인 비수술요법/혈관확장제 요도주입법/먹는 약 ‘실데나필’/혀밑서 녹이는 ‘아포몰핀’/수년내 연구성과 있을듯
주사 한 대로 「남성」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제 일반인에게도 상식이 됐다. 주사요법은 아주 간단한 원리지만 남성 성기능 치료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물론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자기의 음경을 바늘로 찌른다는 사실에 거부감과 공포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소개된 발기부전 치료법중 수술과 주사를 이용하지 않는 비침해적 치료법은 신통한 게 없다.
다행히 최근 비침해적 치료법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 수년 안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발기부전 치료약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세계임포텐스학회에서 보고된 치료약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소개한다.
첫째, 요도에 혈관확장제 프로스타글란딘E1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음경에 주사하는 것에 비해 약효는 떨어지나 65%가량의 환자에서 발기가 가능하다. 이 약은 국내 제약회사도 자체 기술로 이미 개발을 마친 상태이다. 음경주사법에 비해 거부감이 덜한 반면 요도를 자극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먹는 치료약 실데나필이다.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 중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약은 PDE5라는 음경내 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음경발기에 필요한 대사물질 cGMP를 음경에 많이 축적시킴으로써 발기를 도와준다. 구미인 대상의 임상실험 결과 복용 환자의 90%이상에서 발기력 향상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두통 소화불량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대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해 발기를 일으키는 아포몰핀이라는 약이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의 비뇨기과 의사들이 혀밑에서 녹이는 형태의 아포몰핀을 개발, 발기부전 환자에 적용한 결과 전체의 70%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환자의 10%가량은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이밖에 여러가지 약물 치료법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 수년 후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성기능 치료법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백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비뇨기과>백재승>
◎정력보조기구/자석·옥환 등 효과 입증된 것 없어
남성은 누구나 성기능이 강해지길 바란다. 정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남성들의 이런 심리를 악용해 여러 종류의 건강보조기구들이 정력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선전되고 있다.
자석이나 정력팬티, 옥으로 만든 고리, 플라스틱 고리에 솔을 부착한 밴드, 각종 장식을 부착한 콘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각종 매체들까지 이런 기구들이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일반인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의학적인 효과가 입증된 정력강화 보조기구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의료기구 승인을 신청했다가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 기각된 게 대부분이다.
만병통치약처럼 선전되는 자석은 그 효능이 너무 모호할 뿐 아니라 이론적 근거도 없다.
정력팬티 또한 팬티에 불과할 뿐 정력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밖의 기구들도 음경발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없음은 물론 정상인이 사용하면 오히려 발기부전을 야기할 수도 있다. 성관계시 고리를 사용하면 음경피부 손상으로 인해 2차적 감염이 흔히 발생할 수 있고, 음경혈류의 순환장애로 감돈포경과 비슷한 응급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
솔을 부착한 밴드는 여성의 음핵이나 외부 생식기를 손상, 2차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의 음핵은 남성의 귀두에 해당하는 것으로 아주 부드러운 상피세포로 덮여 있으며, 질과 달리 윤활액이 분비되지 않아 매우 건조하다. 이런 상태의 음핵을 솔로 자극하면 「칫솔질」을 하는 것과 같아 성적 불쾌감과 피부 손상이 초래된다. 정상적인 성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과욕을 부려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화를 자초할 뿐이다.<김제종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과장>김제종>
◎성기능향상 보조식품/DHEA·멜라토닌 등 호르몬류 아직 검증안돼
지금까지 여러가지 식품이 남성 성기능장애 치료 및 정력제로 논란이 돼 왔다. 그 중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킨 DHEA와 멜라토닌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DHEA는 사람의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성호르몬 전구물질로 해당 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으로 바뀐다. 20대에서 분비가 가장 왕성하고 이후 점차 감소한다. 이 물질은 노화방지, 면역기능 강화, 암발생 억제, 근육강화 등과 함께 성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2년전 캘리포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장·노년층 남녀에게 하루 50㎎의 DHEA를 6개월간 투여한 결과 혈중 DHEA농도가 청년수준에 달했으나 성적욕구의 변화는 없었다. 또 여성에 비해 남성의 혈중 성호르몬 증가는 미약했다. 더욱이 발기부전이 남성호르몬의 부족에 기인하는 경우는 전체의 5%미만이다. 따라서 고용량의 DHEA가 노년층의 성적욕구나 발기력을 증가시킨다는 일부 의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성기능 개선에 이용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아직 미약하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신경호르몬으로 생체의 수면과 각성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일부 학자들에 의해 가상적 효과들이 제시되면서 최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96년 1월호는 이들이 제시한 상당수의 효능들이 과학의 울타리를 벗어난 가설이라고 지적했다. 즉 선정적 꿈이나 성적자극이 송과선의 기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론적 근거가 없다. 또 멜라토닌이 성호르몬을 젊은 사람처럼 조절한다는 주장도 동물실험 결과 오히려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성선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DHEA나 멜라토닌과 같은 건강보조식품을 성기능 개선의 목적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직은 분명한 임상효과, 안전성, 적절한 복용량 등의 자세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서준규 인하대 의대 교수·인하대병원 비뇨기과 과장>서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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