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전후로 소유권이전 집중/4형제집도 거의 담보 안잡혀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측이 일부 재산을 네살짜리손자에 증여를 통해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은닉재산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정총회장 일가는 그동안 시중 금융기관들의 대출을 받기 위해 부동산은 물론 소유 주택을 담보로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고 이 때문에 이들 재산에 대한 법원의 가압류가 결정될 경우 정총회장 일가는 거리로 나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총회장의 4형제가 거주중인 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담보로 제공되지 않았고 일부는 생후 23일만에 손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총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1의 131 단독주택은 91년 1월 장남 종근(42)씨 명의로 매입했다가 94년 9월15일 4남 한근씨의 생후 23일된 윤섭(현 4세)군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94년은 한보그룹이 괴자금에 손을 댈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한 시점이어서 일찍부터 부도사태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대리석으로 된 벽체에 기와지붕을 한 이 주택은 정총회장이 거주하다시피 해 그의 자택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 주택에는 4남 한근씨가 주민등록상 거주지로 돼 있다.
또 종근씨의 주민등록지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아파트 111동 704호(67평형)는 87년 종근씨의 장인인 이영운(67)씨 명의로 매입했다가 94년 10월25일 종근씨의 장남 하섭(18)군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10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근씨측은 『장인이 매입해 손자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3남 보근(33)씨의 거주지로 돼 있는 서초구 방배동 1의 27 미도방배빌라도 80평형으로 92년 소유권이 확보됐다. 한근씨는 이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두 형제는 95년 8월 형인 원근씨로부터 일부 소유권을 넘겨받아 1층은 한근씨, 2층은 보근씨, 3층은 이모씨가 사용하고 있다.
한편 이 건물의 토지에 대한 원근·보근씨의 소유권은 수서사건이 터진 91년 조흥은행과 개포세무서에 의해 가압류됐다가 92년 해제됐다. 그러나 지금도 91년 한보탄광이 강원은행으로부터 10억원을, 92년 한보철강이 당시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4백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설정한 이 토지에 대한 근저당은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2남 원근(35·상아제약 회장)씨의 서초구 방배동 집도 91년 가압류됐다가 2년뒤 해제됐다.<박정규·이태규 기자>박정규·이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