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4년 회계장부 증발/검찰/한보·은행실무자 10여명 철야조사/“출금 30여명” 일부 안밝혀져 정치인 포함된듯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28일 제일은행이 부정수표단속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정일기(한보건설 사장), 홍태선(한보엔지니어링 사장)씨 등 전 한보철강 사장 2명을 소환, 철야조사했다.
검찰관계자는 『고발된 한보관계자를 우선 소환해 주내에 사법처리키 위해 이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태수 총회장과 보근 회장, 한근 금융소그룹회장 등 정씨일가 3명과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도 금명간 소환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들의 수사와 병행해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 이형구 전 산업은행장 등 금융권인사를 중심으로 한 10여명을 핵심조사 대상자로 분류, 29일부터 차례로 소환해 한보철강 대출과정의 특혜여부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28일 한보그룹 본사와 한보철강 등 16개 계열사, 정태수 총회장 등 정씨 일가 5명의 자택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사기·횡령·배임·금품제공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우선 정씨일가 자택 5곳 등 8곳을 수색했다.
검찰은 수색에서 대출관련 경리·회계장부, 주식명부, 주식이동상황 및 관련자료, 부동산 소유현황 및 계약서, 수첩메모, 영수증철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그러나 한보철강의 92∼94년 회계장부를 압수하지 못했다. 94년은 제일은행과 산업은행의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이 급증한 시점이어서 검찰은 한보측이 회계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날 한보와 금융기관 실무자 10여명을 참고인으로 소환, 압수한 서류 등의 검토와 병행해 자금대출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이 날 김시형 산업은행총재, 신광식 제일은행장, 우찬목 조흥은행장, 장명선 외환은행장과 한보 관계자 등 17명을 추가로 출국금지조치했다. 이에 따라 출국금지자는 30여명으로 늘어났다.<김승일·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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