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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오만’/최윤필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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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오만’/최윤필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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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학교장 추천입학제 등 입시제도 개선안은 획기적이다. 서울대 입시행정이 일선 고교와 타대학, 교육행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예비수험생과 학부모, 나아가 전국민이 서울대를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개선안이 알려지기까지의 과정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서울대는 선우중호 총장이 모방송의 일요일 아침 토론프로그램에 출연, 개선안의 윤곽을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다.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가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새 정책을 발표할 경우, 해당 부처는 주요 내용을 미리 언론에 알리고 「시한부 보도자제」(엠바고)를 요청하는 게 관례다. 서울대는 그러나 선우총장의 방송 출연계획만 밝혔을 뿐,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집요하게 취재하자 뒤늦게 「보도자제」를 전제로 개략적인 내용만 밝혔을 뿐이다.

개선안 내용설명도 불충분했다. 입시제도 개선안의 골자는 전임 총장인 이수성 총리가 95년 취임식 때 이미 밝혔던 내용이고, 개선안 마련작업도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이어져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선우총장은 방송프로그램에서 특별전형의 시행범위와 시기도 밝히지 않았다. 더욱이 방송사는 핵심부분을 뽑아 방송예정 전날인 25일 저녁 뉴스프로그램에서 방송했고 그 바람에 다른 기자들은 부랴부랴 이 기사를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입시제도 개선안은 국립 서울대학교가 폐쇄성의 틀을 깨고 사회·교육적으로 소외된 인재들에게 문호를 넓혔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서울대는 그런 내용을 발표하면서도 형식과 방법에 지나칠 만큼 무신경했다. 언제 어떻게 발표를 하더라도 「서울대니까」 모든 사람들이 귀 기울일 것이라고 자만한 것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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