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데생 등 기능위주 탈피/흥미유발 학습효과 높이고 자기표현·창의력 개발 장점미술시간이면 지겨운 데생대신 음악을 들으며 나뭇잎, 헝겊조각을 가져다 붙이는 콜라주를 한다. 음악시간에는 노래를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선율과 리듬에 맞춰 놀이도 하고 가사도 지어본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를 스토리가 있는 만화로 구성한다. 그림을 보면서 동시도 쓰고 이야기도 꾸민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음악, 미술, 작문 등을 함께 가르치는 「통합예능교육」이 「열린 교육」의 일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악기연주나 석고데생 등 기능교육에 치우쳤던 기존 예능학원들이 그 동안의 방식이 예술의 본래목적인 자기표현과 창의성개발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점점 「통합교육」쪽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통합예능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방식의 장점으로 흥미를 불러일으켜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점과 서로 다른 활동과 별개의 감각을 연관시킴으로써 종합적인 사고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인천교육대가 실시하는 교사연수프로그램에서 「통합예능교육」을 강의하는 이황은(인천교대 미술교육과) 강사는 『특히 산만하고 자신감이 없는 아동들에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통합교육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세 살때부터 음악학원에서 피아노와 바이얼린을 배웠지만 재미를 붙이지 못하던 수경이(6)는 통합교육을 받고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수경이가 학원에 갈 시간만 되면 발버둥을 치면서 우는 바람에 고민에 빠진 어머니 조숙자(32)씨는 지난해 10월 「놀이를 통해 음악교육을 실시한다」는 주게스토페디음악원을 찾아갔다. 한 달이 지난뒤 그는 수경이가 피아노수업을 더이상 지긋지긋해 하지 않는 데다 학원에서 배운 노래의 계명을 피아노 건반위에 정확하게 짚어내는 걸 보고 놀랐다.
불가리아에서 시작되었다는 언어교수법 주게스토페디교육법을 음악교육에 적용하고 있다는 박성순 원장은 『놀이를 통해 음감과 리듬을 익히게 하고 있다. 노래와 타악기연주를 가르치면서 그림그리기를 하게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수업시간에는 4세에서 초등학교 2학년까지 7명의 어린이들이 거미줄과 동물을 그린 뒤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거미줄에 토끼가 걸려서 버둥버둥』 『거미줄에 코끼리가 걸려서 뒤뚱뒤뚱』 노래에 맞춰 연기를 하기도 하고 상상속의 모습을 도화지에 옮겨 놓기도 했다. 수업이 끝날 때쯤 한 아동은 똑같은 리듬에 『숲속에 새들이 모여앉아 소곤소곤』하는 식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여성신문 문화센터, 분당 블루힐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통합예능교육 「지도자교육」강의도 하는 박원장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일부 학부모들은 이런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통합예능교육은 지난 82년 교육부가 초등학교교과서를 개편하면서 학교에서 먼저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음악 미술 신체활동을 통합한 교과 「즐거운 생활」이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돼고 있다. 교육개발원의 이인효 연구원은 『수업의 반 정도가 통합돼 실시되지만 아직 교육원리나 구체적인 적용방법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학교나 교사에 따라 편차가 심한 편이며 방법론이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통합교육은 한계도 있다. 고학년이 될수록 지식의 전문성이 강조돼므로 통합교육은 제한적으로 실시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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