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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안전장치 ‘과신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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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안전장치 ‘과신은 금물’

입력
1997.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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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백­측면충돌·추돌땐 ‘무효과’·안전벨트 반드시 매야/ABS­험한 길·눈길에선 제동거리 되레 길어져최근 교통사고시 안전을 위해 에어백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등 안전장치를 장착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너무 믿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전띠의 경우는 대체로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내려져 있으나 에어백이나 ABS는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고 운전자가 안전성을 과신, 과속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에어백은 고압의 질소가스가 순간적으로 팽창, 초속 100m에 가까운 속도로 0.1초만에 부풀어진다. 따라서 심하면 목뼈가 부러지는 등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미국 교통안전국은 85∼92년에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 8명중 최소 2명은 에어백이 머리에 가한 충격 때문에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백은 또 엔진시동이 걸려 있고 각각 시속 24㎞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서로 충돌하는 정도 이상의 충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작동하기 때문에 이보다 약한 충격이나 측면충돌, 추돌사고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에어백은 안전띠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보조장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ABS(Anti-Lock Brake System)는 브레이크페달을 밟더라도 자동적으로 1초에 10회이상 반복해서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을 지속, 바퀴잠김현상을 방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도 바퀴가 구르고 핸들을 조절할 수 있어 제동거리가 단축된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이 ABS만 장착하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바로 정지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BS작동으로 제동거리가 짧아지는 것이 아니며 험한 길이나 눈길에서는 오히려 길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또 핸들기능이 반드시 100% 발휘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미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ABS가 장착된 차량이 장착되지 않은 차량보다 사고시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ABS에 대한 과신으로 무의식 중에 과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후진할 때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자동차 뒤쪽의 장애물을 감지, 부저를 울려주는 후방감지장치 등 첨단 안전장치들이 최근 선보이고 있으나 이들 장비는 다만 보조장치에 불과하며 운전자들의 조심·안전운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0개의 안전장치를 장착하는 것보다 10%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말이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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