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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평온’ 속으론 ‘팽팽’/한보 수사앞둔 검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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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평온’ 속으론 ‘팽팽’/한보 수사앞둔 검찰 표정

입력
1997.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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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연관의혹 ‘잘해야 본전’ 걱정도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 26일 검찰청사는 텅 비었으나 지휘를 받은 경찰청 수사관들이 제일은행을 찾아가 자료수집에 나서는 등 기초수사활동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사태의 관련자에 대한 소환조사는 제일은행측이 5억4,000만원짜리 당좌수표를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낸 한보철강 정일기 사장을 25일 부정수표단속법 위반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기 때문에 주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특혜대출 의혹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신용관리기금 등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수사는 한보의 경리장부 압수수색→자금추적→경영진 소환조사 및 사법처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한보경영진의 자금유용 등 개인비리, 정·관계 및 은행·한보간 대출커넥션, 부도를 예견하고도 어음을 고의로 발행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진위확인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한보에 대한 대출의혹이 증폭되면서 진상규명 책임이 집중되자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대부분 권력실세와 관련된 것들로 혐의 입증이 쉽지 않고, 정치인들의 경우 돈을 받았어도 대출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못하는 한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걱정하고 있다. 검찰이 아무리 잘해봐야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도 못하고 비난만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서 사건과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서 이미 정태수 총회장을 조사했던 검찰 관계자들은 『정씨의 수사받는 태도에 질렸다』며 벌써부터 걱정했다. 정총회장은 두차례의 검찰조사에서 수사관들의 추궁에 눈만 껌벅이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 애를 먹였다는 것. 노씨 비자금 사건 수사때는 심장병이 있다며 조사실에 약병을 들고와 수사관들을 당황케 했다. 밤샘 추궁끝에 겨우 『사업을 위해 베팅을 했다』는 진술을 받았으나 법정에서 부인하는 바람에 검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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