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영국에서 친중국으로 급선회「변절인가, 변신인가」
홍콩 특별행정구 임시입법회 의장으로 25일 선출된 리타 판(범서려태·51·여) 주비위 부주임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92년까지 홍콩 입법원 의원으로 활동하며 친영국 인사로 분류됐던 판 여사가 친중국계로 선회한지 얼마안돼 홍콩특구의 2인자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판이 이끄는 중국측 임시입법회(총 60석)는 7월1일 주권반환 이후 즉각 현 입법원을 대체한다. 홍콩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둥젠화(동건화)가 행정부 수반격이라면 판은 의회 수장직을 맡게 된 셈이다. 임시 입법회는 1년동안 한시적으로 활동한 뒤 이후 선거를 통해 구성될 공식 입법원에게 자리를 물려줄 예정. 하지만 중국측의 두터운 신임을 고려할 때 판은 공식 입법원의 의장직도 계속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에 대한 정청측 시각은 고울리 없다. 83년부터 9년간 입법원 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89∼92년 행정위원회 고문직을 맡기도 했던 판의 「처세」때문이다. 한때 홍콩 민주화를 역설하며 반중국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판이 친중국으로 급선회한 결정적 전기는 크리스 패튼 홍콩총독과의 불화때문으로 알려졌다. 92년 패튼이 판의 행정위 고문직을 박탈하자 이후 미련없이 중국쪽에 달라붙었다는 지적이다.
정청측이 그를 「시세에 영합하는 교활한 아첨꾼」으로 폄하하는 것도 이 때문. 현 입법원측에서도 『판은 의장직 수행능력도 없거니와 그럴 인물도 못된다』며 깎아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판은 『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없이 나는 내가 가야할 길을 알고 있다』고 응수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영국이 최근 홍콩 인권법의 시위 및 정치결사와 관련한 조항의 재개정 환원여부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그가 어떤 처신을 보일지는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 민주화의 중요성을 주장했든 어떻든 그는 분명히 중국편을 들 것이라는 주장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