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민 제루알(55) 알제리 대통령이 24일 회교원리주의 테러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제루알 대통령은 이날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성스러운 라마단(회교 금식월)이 테러로 얼룩지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죄집단과 반역자들을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대테러 전면전 선언은 라마단이 시작된 10일 이후 2주동안에만 250여명이 테러에 의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하는 등 혼란이 극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24일에도 수도 알제 남쪽 90㎞에 있는 올레드 알리 마을에서 40명의 주민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회교 원리주의 세력의 반정부투쟁은 92년 총선에서 회교국가 건설을 내세운 회교구국전선(FIS)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군부가 선거를 무효화하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희생된 사람만 무려 6만여명. 올해 6월에는 92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어서 새해 벽두부터 무장회교그룹(GIA) 등 과격파들의 테러가 유례없이 극성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회교원리주의자들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실패한 적이 있는 제루알 대통령은 오랜 침묵끝에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경제피폐와 군부통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고조돼 있는데다 인구의 90%가 회교도여서 무턱대고 강경 일변도로 나갈 수도 없는 형편인 탓이다.
16세부터 대 프랑스 투쟁에 뛰어들었던 독립투사 출신 제루알은 군부의 지지를 받아 9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김준형 기자>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