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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주도로 막오른 ‘한국판 빅뱅’/재경원 금융산업 개편안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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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주도로 막오른 ‘한국판 빅뱅’/재경원 금융산업 개편안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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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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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업무 외 ‘칸막이’ 4월부터 철폐/무한경쟁 돌입… ‘짝짓기’ 활발할듯한국판 「빅뱅」(금융 대개혁)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재정경제원의 주도로 막이 오를 전망이다.

재경원이 25일 대통령자문 금융개혁위원회(금개위)에 보고한 「금융개혁 추진실적과 주요과제」에 따르면 은행 증권 보험 등 3대 금융권의 핵심업무만 제외하고는 업무 칸막이가 4월부터 단계적으로 없어지게 된다. 내달까지는 금융기관간 합병·전환에 관한 기준이 마련되며, 내년부터는 리스 신용카드 할부금융 신기술할부금융 등 여신전문기관이 통합될 예정이다. 보험사 증권사의 신규진입이 조만간 허용되고, 10대 재벌의 부동산투자승인제도나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도 각각 폐지 또는 완화하는 등 정책금융도 줄어든다.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이들 방안이 시행되면 금융권은 무한경쟁체제에 돌입, 본격적인 개편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는 사안별로 이해가 엇갈려 반응이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작년말 확정, 청와대보고까지 마친 내용』이라며 『금개위의 출범으로 발표를 미루고 있었다』고 말했다. 금개위도 다소 놀랐다는 후문이다. 금개위가 이날 운영세칙중 「관계부서 및 기관의 장은 위원장의 승인을 얻어 의안을 제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키로 해 금개위와 별도로 재경원이 법안을 제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경원은 그러나 금개위의 의견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재경원이 98년이후 장기과제로 설정한 ▲은행의 소유구조 문제 ▲금융기관 지주회사 설립문제 ▲금융권간 겸업허용 문제 등에 대해 금개위가 안을 마련하면 금융권 개편작업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반응/은행­투신 “환영” 생보­종금 “실망”

재정경제원이 금융개혁위원회에 정부안으로 제시한 금융기관별 업무영역 확대조정 시안을 놓고 금융권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은행권과 투신업계는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퇴직적립신탁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해묵은 숙원이 해결되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종업원퇴직적립신탁은 지금까지 보험회사만 취급할 수 있도록 돼있는데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수백가지 규제완화조치보다 종업원퇴직 적립신탁 허용조치 하나가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할 정도다.

은행권은 또 융통어음의 할인업무를 취급하게 됨으로써 종금사와 경쟁할 수 있게 됐고 산업·장기신용·중소기업은행 등에만 허용돼온 금융채도 발행할 수 있어 자금조달수단에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증권업계도 회사채발행이 허용되고 거액 기업어음(CP)의 매매 및 중개업무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투자신탁업체의 경우 퇴직적립신탁 업무가 새로 허용되고 은행권보다 1년 앞서 올해부터 이를 취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번 시안으로 경영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생명보험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목돼온 종업원퇴직보험업무의 칸막이가 무너짐으로써 당장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실적배당부 상품 취급이 허용된 것으로 자위하고 있는 분위기다.

생명보험업계는 실적배당부 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도 투신사나 은행권에 밀릴 가능성이 커 전체적으로는 어려운 시대를 맞게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종합금융회사는 이번 시안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은행과 융통어음 할인업무를, 증권사와 거액CP 취급업무를 각각 나누어 가진 종금사는 유가증권 매매업무와 주식인수 주간사업무를 넘겨받긴 했지만 이들 거대 금융기관과 정면으로 경쟁을 벌여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금업계는 이미 일부 고유업무에 특화하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시안으로 금융권간 치열한 경쟁이 초래되는 시대가 도래했고 그 결과 기업과 가계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가격이 저렴해지는 선진형 금융질서가 잡혀나갈 것으로 보고 전체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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