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의 벳푸(별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은 전날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륙) 일본관방장관의 종군위안부 발언으로 예상과는 달리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김대통령은 자신의 방일을 눈앞에 두고 일본정부대변인이 자극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도높게 항의했으며 하시모토 총리는 거듭 사과했다. 한일 두나라 관계의 특수성을 재입증한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회담은 대북공조체제 재확인 이외에는 뚜렷한 의제가 없어 정상간 우의와 신뢰를 더욱 다지는 기회 정도로 여겨졌으나 항의와 사과가 오가는 무거운 자리가 됐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대만의 핵 폐기물 북한이전문제에 대해 공동대처방안을 강구키로 하는 등 기존의 협조관계를 과시 하기도 했다. 또 대북공조에 대해 조화와 병행이란 기본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한반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한국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단서를 달아 일본 나름대로 대북관계에서 탄력성을 모색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는 이날 당초의 관측과는 달리 독도 문제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하시모토 총리가 『독도문제는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있으므로 반복하지 않겠다』는 묘한 어법으로 이 문제를 건드리자 김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강조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일본국내의 여론을 의식, 기록용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벳푸=손태규 기자>벳푸=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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