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계열사인 대성목재는 이번 한보철강 부도로 인해 9번째 새 주인을 맞아야할 기구한 처지가 됐다. 86년 유원건설로 넘어갔다가 유원의 부실로 95년 다시 한보로 넘어갔던 대성목재는 이번에도 「불운의 주인」때문에 덩달아 모진 풍파를 겪게 됐다.대성목재는 60년대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하며 재계 랭킹 5위에 올랐던 기업. 일제시대였던 36년 조선목재로 출발, 45년 해방과 함께 한국인인 손병도씨 손에 넘어갔다가 55년 천우사라는 새 주인을 맞은 대성목재는 60년대에 합판 1억달러 수출을 주도하며 5대 기업에 오르는 호시절을 구가했다.
그러나 60년대 중반이후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요부족과 설비과잉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 부실의 병이 깊어지면서 68년 조흥은행관리로 넘어갔다가 73년 신동아 계열로, 78년에는 효성그룹으로 넘어갔다. 86년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되면서 유원건설로 넘어간 대성목재는 이때부터 서서히 재기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원건설이 자기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대성목재로 하여금 지급보증을 서게하는 등 당초 계약조건을 어겼고, 이 바람에 대성목재는 유원과 함께 법정관리위기에 처했다가 95년 한보로 넘어갔다.
그러나 8번째 주인인 한보 역시 대성목재에 좋은 주인이 돼주지 못했다.
대성목재는 한보철강과 지급보증관계를 맺지않아 여타 계열사만큼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거래선이 동요하는 등 「주인 잘못 만난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