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프로그램 관리체계 ‘구멍’24일 출근시간대에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의 지연운행은 전동차운행을 통제하는 종합사령실 중앙열차운행제어장치(TTC)의 컴퓨터장애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컴퓨터장애로 인한 지하철 운행중단사고가 지난해에도 한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빈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TTC는 2호선 전구간에서 운행하는 전동차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 사령실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또 회차지점에서 전동차가 진행방향을 바꿀 때 뒤따라오는 열차에 운행정보를 자동으로 전달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TTC에 장애가 발생해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은 이날 상오 6시30분부터 8시까지 1시간30분동안 2호선 전동차의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지하철공사는 이로 인해 신호기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없게 되자 사당역 등 11개 역에 있는 운전취급실(일명 LOCAL)에서 현장신호조작판을 작동해 운영했다. 평소 3분이던 배차간격이 최고 10분이나 벌어진 것은 신호체계를 전환한데다 종합사령실에서 전동차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신정기지와 군자기지에서 전동차를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하철공사는 선행열차와 후속열차의 사이가 200m이내로 좁혀질 경우 전동차가 자동으로 멈추도록 된 열차자동제동장치(ATS)가 제대로 작동하고 각역의 운전취급실에서 전동차운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는 합정역에 설치중인 회차시설을 위해 이날 교체한 새로운 신호체계 소프트웨어에 이상이 생겨 컴퓨터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철의 역무자동화시설과 신호통신시설 등 중요 시설들은 컴퓨터로 운영된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제작 및 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컴퓨터장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나 전동차운행중단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임종명 기자>임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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