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아노·매퀸 발표회 경악과 찬탄 엇갈려/옷값 1,000만원이 기본/목걸이 하나가 25억원「하이패션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리 오트 쿠튀르 97춘하 컬렉션이 18일 개막됐다. 프랑스의 고급(오트) 맞춤복(쿠튀르)의 전통을 이어 최고급 수제의상을 선보이는 이 행사는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시즌에 임박한 1월과 7월에 열리는 것이 관례다.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최대 화제는 프랑스 재벌기업인 LVMH(루이 비통 모에 헤네시)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수가 각각 디오르와 지방시의 디자이너로 전격 기용한 존 갈리아노(36)와 알렉산더 매퀸(27)에 관한 것. 그들의 기용이 파격적이었던 만큼 어떤 옷을 보여줄지가 관심사였다. 둘다 영국출신인데다 경력이 짧고 취향도 전위적이어서 전통과 품위의 오트 쿠틔르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구심도 컸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의 쇼에는 경악과 찬탄이 엇갈려 쏟아졌다.
현지 매스컴들은 매퀸의 쇼를 「황금 깃털의 코르셋과 젖가슴의 쇼」로, 갈리아노의 쇼를 「케냐 마사이족의 전사복」으로 정리하고 『분명한 사실은 이들 신참들이 오랜 고객들을 쫓아버렸다』고 전했다. 디오르의 쇼에는 사라 퍼거슨 전 영국 왕자비가 「파리 마치」지의 특별 리포터로 취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전세계를 통틀어 고객이 2,000명이 채 안되는 오트 쿠틔르의 옷값은 초고가. 몇백만원짜리도 없지 않으나 보통 1,000만원을 넘는다. 예를 들어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 때 힐러리 여사가 입은 드레스를 만들었던 미국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가 디자인을 맡은 피에르 발맹의 쇼에서 모델이 걸치고 나왔던 목걸이가 300만달러(25억5,000만원)였고 진짜 진주단추를 단 재킷이 4만5,000달러(4,000만원)였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가 이번 쇼에 선보인 이브닝 드레스 중 가장 싼 것이 2만달러(1,700만원)였다.
○…한편 파리 오트 쿠튀르 의상조합은 프랑스의 전통의상문화를 계승케 한다는 취지로 지금까지는 기성복만 해왔던 쟝 폴 고티에와 티에리 뮈글러 두 디자이너에게 오트 쿠튀르 발표회를 갖도록 초청, 프랑스가 범 패션계 차원에서 진흥정책을 적극 펴고 있음을 시사했다. 19일 열린 고티에의 쇼는 초기 오트 쿠튀르 쇼처럼 배경음악 없이 옷만을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브래지어같은 윗옷인 버스티에와 거미줄같은 그물레이스 옷 등으로 특유의 개성과 위트를 보여준 옷들을 제시,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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