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외투자는 피할 수 없는 대세(한국경제 활로를 뚫자:13)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외투자는 피할 수 없는 대세(한국경제 활로를 뚫자:13)

입력
1997.01.24 00:00
0 0

◎최근 국내투자액 능가할만큼 ‘붐’/“남이 나가니까 나도…”는 피해야/제조업 비중 너무 높은게 흠/산업구조 고도화·동구권 눈돌려야『연어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해외투자를 진행중인 대우그룹의 이미지 광고다. 대우그룹이 급격하게 해외투자를 진행할 경우 국부가 빠져나가고 결국 산업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고향회귀본능」을 가진 연어에 빗댄 것이다. 과연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는 연어처럼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많은 연어가 풍랑거센 대해로 진출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해외투자의 현황과 특징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는 68년 한국남방개발이 인도네시아에 3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이 효시. 그러나 본격적인 투자는 90년이후로 90∼96년의 누계액이 전체의 80%를 넘는다. 특히 92년부터는 해외투자가 외국인의 국내투자액을 능가하게 됐는데 96년 9월말(허가기준) 현재 해외투자 누적액은 7,352건 172억7,800만달러다.

최근 해외투자의 특징은 투자규모의 대형화다. 90년대 초반에는 3D(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기피현상의 여파로 섬유 신발 등 사양산업이 개도국으로 진출했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진출러시를 이루고 있다. 건당 투자규모도 94년 180만달러에서 95년 310만달러, 96년(9월까지)에는 327만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재벌그룹들의 투자계획은 천문학적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자부문에 98년까지 3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화학무문에는 2000년까지 2조원을 해외에 투자할 예정이다. LG그룹도 2000년까지 동남아지역에 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대우그룹 역시 세계각국에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투자의 문제점 우리기업들은 「경쟁기업이 나가니까 우리도 나가야 한다」는 이른바 「밴드웨건(Bandwagon)효과」에 따라 투자결정을 내리고 있다. 80년대 후반 300여개가 넘는 국내 봉제·완구업체들이 파나마 도미니카 등 중남미지역에 한꺼번에 몰린 것은 밴드웨건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들은 중남미국가의 노동력이 겉으로는 저임이지만 언어불통, 높은 문맹률, 사회간접자본(SOC) 부족 등을 고려하면 실제부담액이 2∼3배이상인데도 경쟁업체를 따라 너도나도 진출했다가 90년대 초반 막대한 피해를 보고 한국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현지문화에 대한 몰이해도 문제다. 미국에 진출한 S전자는 지난해 게으름을 피우는 흑인사원에게 퇴사를 권고했다가 70만달러를 보상해줘야만 했다. 흑인사원이 『함께 게으름을 피운 백인사원에게는 퇴사권고를 않았으니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반발, 회사를 상대로 배상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향후과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투자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는 있지만 해외직접투자는 기업생존을 위한 피할수 없는 대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바다(외국)로 나간 연어(해외투자기업)를 고향(한국)으로 불러오려면 산업구조 고도화와 대동구권투자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95년말 현재 투자금액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57.7%로 미국(39.0%)이나 일본(26.7%)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인데 산업공동화를 피하려면 해외투자전략이 정부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높은 기술수준에도 불구, 상용화가 미흡한 러시아, 동구권 국가들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경우 미국과 일본업체가 미처 진출하지 않았다』며 『우리기업의 진출전략에 따라 고급기술 습득과 수출증대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