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까지 감방생활 할판37년동안 옥살이하다 가출소한 60대 노인이 두 달만에 다시 절도죄로 징역 4년에 보호감호처분이 추가돼 여생을 감방에서 보내게 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돈희 대법관)는 23일 194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모(67) 피고인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보호감호처분을 부과했다. 문씨는 앞으로 보호감호기간(최장 7년)을 포함해 최장 11년간을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럴 경우 문씨는 78세가 된다.
절도전과 13범인 문씨가 처음 범죄에 손을 댄 것은 19세때인 49년. 전주지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이후 96년 2월 가출소할 때까지 37년 4개월을 감방에서 보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그는 간질병을 비관, 64년 가출한 뒤 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해 가출소후에도 3차례 범행을 했다.
다시 구속된 그는 이를 우연히 안 남동생 등 형제들을 32년만에 만났다. 남동생 내외가 간질병 치료와 부양을 책임지겠다며 법원에 탄원서를 낸 덕에 2심 재판부는 『재범가능성이 없다』며 문씨에 대한 검찰의 보호감호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가출소중 단기간에 3차례나 범행했고, 수법이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점으로 미뤄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보호감호가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관계자는 『고법 판결이 보다 인간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대법원의 판결은 일반적인 판례로서 무게가 실리는 만큼 개별사건의 특수한 사유에 지나치게 집착해선 안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범죄인 교화라는 측면에서도 대법원의 견해가 타당한 것인지, 고법의 판결이 적절했던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문씨에게는 이제 새 삶을 살 여유가 없게 됐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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