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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한국학도’ 긍지/쑤쉰즈(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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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한국학도’ 긍지/쑤쉰즈(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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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계획으로 한국학을 공부하러 온 뒤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이 기회를 빌어 내가 알고 있는 한국학에 대해 몇가지를 말하고 싶다.60년 이후 한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자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쏠렸다. 수많은 외국학자, 경제인 그리고 정치가들이 「한강의 기적」의 원동력에 대해 매우 궁금하게 여겼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세계는 한국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한국학 분야에서 중국은 독특한 역사와 지리적 요인 덕에 다른 나라들을 앞지르고 있다.

중국에는 200만명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동포들이 살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학 연구는 78년 중국이 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연구소나 조선어학회와 같은 학술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러나 다 아는 바와 같이 중국과 한국 두 나라가 외교관계를 맺은 92년 이전까지의 연구는 완전한 한국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저 「북한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92년 양국의 수교에 따라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면서 한국학 연구가 크게 촉진되었다. 특히 93년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중국에서의 한국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더욱 활성화했다.

지금 중국에서는 대학이나 연구소별로 한국학의 각 분야를 나눠 연구하고 있다. 베이징(북경)대 한국학 연구중심에서는 49년 이후 남북한 관련 중국외교문서(공개자료) 정리 및 한국어 번역·출판사업을, 상하이(상해) 푸단(복단)대 한국학 연구중심에서는 상하이임시정부를 비롯한 독립운동사 연구를 맡고 있다. 베이징언어학원 한국교육문화연구센터에서는 한국어 문화연구사업을, 중국사회과학원 한국연구센터에서는 현대사연구 및 전문도서 번역·출판사업을, 지린(길림)성 사회과학원 조선한국연구소에서는 중국내 한국독립운동사 연구를 하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였고 한국은 세계화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경제가 경이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을 개발도상국들은 거울삼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의 한국학은 바로 이 시점에서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진흥되어야 한다.

나는 한국학을 공부하는 중국인으로서 북한 유학시절 그곳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겪을 수 있었으며, 지금은 남한의 그것들을 체험하고 있다. 아마도 나는 분단된 두 개의 한국을 보다 잘 이해하는 중국인 한국학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소훈지·고려대 국제대학원생·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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