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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파업과 대통령선거(외신에 비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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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파업과 대통령선거(외신에 비친 한국)

입력
199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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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Nepszabadsag 1월22일자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노사분규에 승자는 없고 오직 패자만 있다. 양측은 명예의 손상을 입고 경제적 손실만 가져왔다. 새 노동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국민은 반으로 나뉘었다. 기업가들은 국제경쟁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다 융통성 있는 노동시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노동자들은 전통적인 노사관계가 바뀌어 그들의 신분이 약화되는데 따른 대가를 요구했다.

불리해진 노동자 입장을 생각하면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행동이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노조측의 동원력이나 영향력의 한계 때문에 노조지도자들이 총파업을 외쳤지만 효력은 없었다. 지하철 우체국 철도 공공수송단체는 계속 일했으며 사무노동자들도 검은 리본을 착용하기는 했지만 일은 계속했다. 초기에 파업이 확대되기를 바랐던 노조의 생각은 전혀 현실화하지 않았다. 작업중지는 불과 며칠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노조지도자들은 확대파업을 취소하고 부분파업으로 전략을 바꿨다. 그러나 그들이 정치투쟁을 중지한 것은 아니다. 노조는 내년초 임기가 끝나는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야당을 지원할 것이다. 노조측의 야당지지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여당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김대통령은 지난 화요일 야당지도자와의 오찬에서 새 노동법을 무효화하지는 않더라도 국회에서 재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여하튼 한국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약 30억달러(약 2조5,500억원)로 추정되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경제적 손실 이외에 정부와 교회의 관계악화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다. 노조지도자들은 명동성당으로 대피하고 경찰은 성당 둘레에 저지선을 설치했다. 이 성당은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도 자주 피난처로 이용돼 민주화투쟁의 심벌이었다. 현지의 관측자들은 김대통령이 개신교신자이고 정적 김대중씨가 천주교 신자라는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시사점은 남북간의 갈등이 이번 노사분규에 반영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노조지도자들이 평양을 지지했다는 혐의로 체포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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