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지 않는다면 수입 줄어도 좋다”미국의 근로자들 사이에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증대하고 있다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1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예산위원회에서 「미국 경제현황」을 보고하면서 『경기침체가 가장 심했던 91년의 조사에서 대기업 근로자들 중 25%가 정리해고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업률이 크게 낮아진 96년의 경우 동일한 조사기관이 행한 조사결과 거의 2배에 가까운 46%가 정리해고를 두려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 근로자들은 과거 수십년간 3년을 넘지 않던 단체협약 때의 계약기간을 최근엔 5년 또는 6년으로 늘리고 있으며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인상폭의 축소조차 감수하고 있다고 그린스펀 의장은 보고했다.
실업률이 낮아 취업 걱정이 없는듯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이처럼 「돈을 더 많이 받지 않더라도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현상은 매우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그린스펀 의장은 지적했다. 그는 산업구조의 첨단화로 고교·대학 졸업장으로는 평생기술을 유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노후된 기술을 갖고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을 근로자들이 불안해한다는 점을 한가지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실업률은 93년 6.9%에서 해마다 낮아져 지난해에는 5.4%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낮아지면 인플레율이 높아져 경제가 불안해지게 마련인데 미국경제는 인플레율도 3%전후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9년간 FRB를 이끌며 5년 넘게 경기확장신화를 꾸려가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은 아울러 이날 청문회에서 『적합한 자본이득세율은 제로』라며 자본이득세율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고 미국경제가 지금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창출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단기부양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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