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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나토 동구확대 점점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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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나토 동구확대 점점 꼬인다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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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완강 저항,국내 반발 커지고 중도 견제움직임빌 클린턴 미 행정부의 주요 외교과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구확대 문제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의 저항이 워낙 완강한데다 미 국내에서 조차 급속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관망태도를 견지해 온 중국도 반발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러시아측을 설득하려는 나토의 「진무 작전」이 실패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를 방문, 20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외무장관과 장장 6시간동안 이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솔라나 사무총장이 회담후 논평도 없이 모스크바를 떠날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는 후문이다. 솔라나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측이 동구권국가의 나토 가입을 용인하는 조건으로 경제지원 확대 및 향후 나토의 특별 자문국가 지위부여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의 반응도 싸늘했다. 대통령 대변인은 『러시아와 서방간 외교 낭만기는 끝났다』며 『러시아는 추상적이고 달콤한 말을 더이상 믿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향후의 협상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양측 회담은 상당기간 공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조야의 반발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브렌트 스코우크로프트 전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은 나토 확대개편이 러시아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할 뿐더러 엄청난 재원낭비를 촉발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동구권이 나토수준의 군사력을 유지하려면 최대 1,000억달러의 비용이 예상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이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99년을 동구권의 나토 가입시한으로 설정한 클린턴으로선 만만치 않은 내부 반발에 직면한 셈이다.

나토 확대와 무관할 것으로 보였던 중국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궁극적으로 나토 팽창은 서방의 대중국 봉쇄를 지향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토의 확대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달 리펑(이붕) 중국총리가 모스크바 방문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양국의 전략적 동반관계」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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