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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편지’ 여권내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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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편지’ 여권내 파장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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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경제 비판’ 1만여명에 보내금주초에 중진급 변호사 A씨 사무실로 신한국당 이회창 상임고문이 보낸 편지가 배달됐다. 편지에는 A씨의 조언을 바란다는 이고문의 사신과 설문이 들어있었다. A씨는 이고문의 사신과 설문이 현정권의 공과를 정면으로 언급하고 있어 『미묘한 파장이 생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고문의 사신은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경제가 난국에 처해있다. 문민정부가 부정척결을 추진했지만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로 시작됐다. 이고문은 이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노동법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고문은 『개혁마저 보복적이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 겸허한 마음으로 여론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두 9개 문항으로 된 설문은 「개혁이 성공적이었나」 「개혁이 경제에 도움이 됐는가」는 등 현안을 다루고 있다. 「보복적 개혁이었다는 비난에 수긍하는가」 「문민정부의 사정이 공직자의 복지부동을 초래, 경제활성화를 저해했다는데 동의하는가」 등의 민감한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 이고문은 이러한 편지와 설문을 각계인사 1만여명에게 보냈다.

이고문의 편지보내기와 설문조사는 그의 지원자인 서상목 의원이 아이디어를 창안해 이뤄졌다. 이고문은 이미 서의원의 주선으로 매주 수요일 분야별로 10여명의 각계인사들과 「이회창과의 대화」를 가져왔다. 편지보내기는 이처럼 여론수렴을 명분으로 하면서도 「이회창 알리기」와 다른 대선주자들과의 차별화를 도모하려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고문의 편지보내기와 설문조사는 여권에서 미묘한 반향을 낳고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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