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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호황에 “노다지” 환상빠져/철강업 왜 손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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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호황에 “노다지” 환상빠져/철강업 왜 손댔나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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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후 한때 엄청난 수익/“쇳가루 만지면 좋다” 점괘 작용설도한보그룹은 84년 주택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금호그룹계열의 철강업체인 금호산업을 인수했으나 철강수요가 급증하는 의외의 호재를 만나면서 사업계획을 바꿔 철강에 진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는 정태수 총회장에게 『쇳가루를 만지면 좋다』고 전한 점술가의 점괘가 상당한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보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보그룹은 84년 정총회장의 판단에 따라 부산 사상구 구평동 해안가에 위치한 10만평규모의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만 해도 철강사업보다는 이 자리에 아파트를 지을 생각이었다. 한보는 당시 금호그룹으로부터 철강 섬유 등 2개 업종중 하나를 인수할 수 있었으나 경기가 좋지 않았던 철강을 선택,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수직후부터 바닥세를 면치 못하던 철강경기가 건축경기회복과 중국개발특수 등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호황세로 돌아서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인수이후 한보철강(현재는 부산제강소)으로 회사명을 바꾼 이 회사는 86년 5천만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정총회장은 이때부터 「철강사업은 곧 노다지」라는 환상을 갖게 됐고, 곧바로 사업확장에 나서 89년부터 아산만 90만평을 매립, 세계 5위 규모의 당진제철소를 건설하는 2차사업에 착수했다.

정총회장은 당진제철소사업을 시작하면서 부산제강소의 시설을 모두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전비용을 감안, 부산제강소는 (주)한보의 사업부문으로 남겨놓고 당진제철소의 모든 시설을 새로 설치하게 돼 자금난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보 관계자는 『정총회장은 철강은 국가기간산업이기 때문에 경기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만 해도 철강에 본격 진출할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철강경기가 급상승하는 외부환경변화가 정총회장을 철강에 진출하도록 밀어붙였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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